“2018년 탈북자 위장한 북한군이 남침을…”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美육군, 김정일 사망 등 위기상황 가상 ‘워 게임’ 실시

'2018년 북한군 수천 명이 탈북난민으로 가장해 비무장지대(DMZ)를 넘는다….'

미국 육군이 실시한 '워 게임(war game)'의 가상 시나리오다. 미 육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5일 펜실베이니아 주 육군전쟁대학에서 '2009 통합탐색' 훈련의 일환으로 워 게임을 실시했다고 9일 밝혔다. 훈련·규율사령부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 특수전 사령부 대표, 국무부, 정보기관 및 외국정부 요원들이 참가했다.

미군이 향후 10년간 맞닥뜨릴지 모를 위기를 상정해 필요한 대응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이 워 게임에선 4가지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그중 하나가 북한군 공격이다.

'2016년 김정일이 사망한다. 새로운 북한 지도자는 우라늄 농축을 재개한다. 북한이 2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 중인 사실이 밝혀지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대북제재를 실행한다. 그러자 북한군 수천 명이 탈북 난민 속에 섞여 DMZ를 넘는다. 북한은 또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사이버공격을 가해온다.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 미국과 세계는 이에 맞서….'

청팀(미국), 홍팀(적군), 녹색팀(제3국가들)으로 나뉜 워 게임 참가자들은 각자의 선택을 해갔다. 육군은 워 게임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에 따르면 청팀(미군)은 공군기를 동원한 제한된 정밀 타격을 초기 대응책으로 선택했다. 미 육군 크리스 채 대령은 타임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전면 공격을 해오지는 않는다. 군사력은 여러 선택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상황은 복잡하다"고 말했다.

워 게임 결과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상황이 종료 되는 걸로 끝났다. 육군 대변인은 "북한의 공격은 외교적, 인도적 해법, 그리고 많은 다른 동맹들의 관여를 요구하며, 북한은 계속 무서운 의문부호로 남는 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군은 워 게임의 전제로 2018~2025년 세계는 수자원과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며 위기가 동시 다발적으로 온다고 봤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의 남침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간 무력 충돌 △워싱턴에 대한 미국 내 과격 그룹의 탄저균 공격 △멕시코 마약조직의 텍사스 국경지역 침탈 등이 미국이 마주칠 위기의 소재로 꼽혔다. 워 게임 결과는 실전 매뉴얼 작성에 반영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동아닷컴 인기기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