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포동2호는 이란 기술 역수입해 만든것”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4분



러 군사전문가 분석
“최근 등장한 북한 미사일은 10여 년간 이란 중국 파키스탄의 미사일 기술이 혼합된 ‘다국적 미사일’이다.”
북한의 노동 1, 2호와 대포동 1, 2호 미사일의 모체인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한과 이란의 기술 교류를 추적해 온 러시아 중동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사진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올 2월에 보고서를 내고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1997년까지 이란에 옛 소련의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해 이란에 수출했다. 북한은 1987∼94년 이란에 스커드-B 200∼300기, 스커드-C 150∼200기, 스커드-Cs 100∼170기를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까지 이란은 북한의 노동 2호 미사일(스커드-C 개량형)을 수입해 샤하브-3이라고 이름만 바꾸는 등 기술 의존도가 컸다.
북한의 미사일을 개량할 수 있는 추진력은 이란의 오일머니에서 나왔다. 이란은 오일머니를 북한에 보내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기술국산화를 서둘렀다. 만테기 이란 육군 준장 등 21명의 기술자는 1993년부터 장기간 북한에 체류하며 미사일 발사 기술을 익혔다. 사진 연구원은 “이란은 오일 머니 덕에 1997년 이란이 스커드-C를 자체 생산하는 등 기술적 도약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란의 미사일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끝에 2003년 샤하브-3 국산화와 발사 실험을 끝냈다. 이때부터 이란은 북한에 대한 일방적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선진 미사일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이란은 미사일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데 필요한 고체연료 주입 기술과 3단계 추진체 기술을 중국과 파키스탄으로부터 각각 도입했다. 북한에서 들여온 샤하브-3은 고체연료를 장착한 뒤부터 샤햐브-3D, 샤하브-5 등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러시아 미사일 전문가 겐나디 네차예프 씨는 “4월 초 발사가 예상되는 북한 미사일은 2000년 중반 이후 개량을 거듭한 샤하브-5의 복제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샤하브-5의 1단계 추진체에 들어가는 기술은 중국의 둥펑(東風)-4를 베낀 것”이라며 “지금의 대포동 2호는 최신 외국 기술을 북한이 역수입한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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