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4강외교 3.2 ‘보통이상’…국민통합 2.2 ‘가장 미흡’

  • 입력 2009년 2월 16일 03시 22분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바람직한 국정과제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1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바람직한 국정과제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경제 위기관리 - 비전제시 능력 ‘보통수준’ 평가 많아

법질서 확립 긍정적… 인사관리 능력 ‘낮은점수’ 받아

‘이명박 리더십’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동아일보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정치 사회 행정 국제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 31명을 선정했다. 보수와 중도, 진보 등 교수 개개인의 성향도 고려했다. 이어 이들을 대상으로 객관식 설문조사와 함께 이 대통령의 리더십 및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주관식 평가를 들었다.

○ 기대에 못 미친 위기관리 능력과 비전제시 능력

‘경제 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탓인지 이런 노력을 전문가들은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특히 이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다’(5점) ‘대체로 잘하고 있다’(4점) 등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명에 그쳤다. ‘보통 수준’(3점)은 10명. 나머지는 대부분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2점)는 평가를 내렸다. 평균 2.77점. ‘보통 수준’(3점)에 못 미치는 결과다.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절반(16명)은 ‘보통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1명, ‘대체로 잘 하고 있다’는 2명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대통령 스스로 스타플레이어가 되기보다는 스타가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코치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외교 능력과 법질서 확립은 ‘보통 수준’ 상회

금융위기 극복 및 북핵 해결을 위해 이 대통령이 1년 동안 보여준 국제공조 및 4강 외교성과는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평균 점수는 3.23점.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명,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9명으로 11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통 수준’은 15명. ‘대체로 못하고 있다’거나 ‘매우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더러 있었다.

이 대통령도 스스로 최근 SBS TV의 ‘원탁대화’에서 “외교 문제에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한 바 있다. 그는 취임 후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를 방문해 4강 외교를 펼쳤다. 이런 외교 노력을 통해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에서 미국이 한국 측 손을 들어주기도 했고, 금융위기가 터진 후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법질서 확립 정책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들은 평균 3.21점을 줬다.

최근 ‘용산 참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 국민통합 능력과 인사 관리 능력은 ‘낙제 수준’

국민통합 능력에 대한 질문에는 상당수 전문가가 아주 낮은 점수를 매겼다. 평균 2.21점.

청와대와 야당 및 시민단체와의 소통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보느냐는 문항에 대한 평균 점수도 2.06점으로 상당수 응답자가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거나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당정 협조 체제에 대해서는 야당과의 소통보다는 높지만 평균 2.43점으로 ‘보통 수준’과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의 중간 지점에 머물렀다.

또 임기 초부터 발생한 인사 파문 탓인지 개각, 청와대 참모진 인사, 주요 기관장 인사 등에서 보여준 이 대통령의 인사 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인 응답이 주류를 이루면서 평균 2.28점에 그쳤다.

이런 평가들과 관련해 “변화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소통의 능력이 부족했다”(박효종 서울대 교수) “인사와 정책의 타이밍에 문제가 있었다”(설동훈 전북대 교수) “여의도 정치를 무시하고는 국정을 이끌 수 없다”(이준한 인천대 교수) “모두의 대통령이 아니라 보수층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편향성이 느껴졌다”(강원택 숭실대 교수)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화여대 남궁곤 교수는 “국민은 이 대통령에게 과거 이념 분열의 리더십보다는 미래 실용 통합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인식해야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을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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