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후 ‘왕자의 난’ 가능성”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14일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시대정신 주최로 열린 ‘북한의 붕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세미나에서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북한 체제는 3세대 세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대연 기자
14일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시대정신 주최로 열린 ‘북한의 붕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세미나에서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북한 체제는 3세대 세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대연 기자
■ 시대정신 ‘北 붕괴’ 세미나

“급변사태 발생땐 中 비군사적 개입 유력

北 분쟁지역 안되게 국제공동관리 필요”

“북한의 붕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지기 직전 계간지 ‘시대정신’ 가을호에서 ‘북한 붕괴론’을 제기했던 뉴라이트 계열의 사단법인 시대정신(이사장 안병직)이 14일 세미나를 열고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날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보수 진영의 논객들은 김 위원장 유고 이후의 북한 내부 권력 승계 문제와 한반도 국제정치, 북한 붕괴 이후 재건 문제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3대 세습 대 집단지도체제=권력 승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는 북한 체제를 ‘봉건적 김씨 왕조’로 규정하고 3대 세습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과거 왕조시대에 아들들이 아버지의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였던 식의 ‘왕자의 난’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당과 군이 주도하는 쿠데타 또는 유혈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1998년 헌법 개정에 따라 북한 권력이 다소 분권화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당과 군이 중심에 서는 집단지도체제의 등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변국 개입 시나리오=김태우 위원장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 주변국 개입의 국제법적 유형을 △자위권에 의한 개입 △인도적 개입 △당사국의 요청에 의한 개입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 북한에 핵을 포기한 실용주의 정권을 수립하는 것이지만 가능성은 낮고 대신 중국의 비군사적 개입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한미 관계를 주요 수단으로 하면서 중국 및 유엔 등 국제기구를 활용해야 한다”며 “미국의 개입 명분을 제공하면서도 한국의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한미 군사 계획인 ‘작계5029’ 등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북한 재건=안 이사장은 북한 붕괴 이후 재건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북한이 국제분쟁지역이 되는 것을 막고 통일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북한 주민의 인권과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그는 “북한이 붕괴되더라도 북한을 독립적인 정치경제 단위로 유지시켜야 하며 북한이 국제분쟁지역이 되지 않도록 국제적 공동관리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응급구호를 서두르고 국가를 재생시켜야 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면서 향후 통일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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