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의 조직력이냐, 鄭 + 秋의 결속력이냐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4분


정대철 “등원후 투쟁”… 정치운용 탄력 기대

추미애 한미FTA 반대 등 與와 대립각 예고

정세균 통합 내걸어 여야 벼랑대치 피할듯

통합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임박하면서 전대 이후 민주당의 진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의원 1만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행 공동대표 체제가 옛 민주당계와 열린우리당계가 어정쩡하게 동거하는 구도였다면 이번 전대에서 뽑히는 단일대표 체제에서는 명실상부한 ‘원톱’이 당을 이끌어가게 된다.

특히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낸 정대철 추미애 정세균 후보(기호순)의 정치적 색채가 판이하게 달라 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 세력판도는 물론 대여(對與)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로선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정세균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정대철 추미애 후보가 단일화 카드를 바탕으로 역전을 장담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가 당권을 쥐게 되면 핵심 지지층인 열린우리당계와 386그룹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정 후보가 ‘통합’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있는 데다 당내 계파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조직이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당 및 청와대와의 관계에서는 정 후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산업은행 민영화 등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어 지금과 같은 극단적 대립관계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 후보는 천정배 의원을 주축으로 한 민생모임 출신과 재야파로 구성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인사들을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 대표가 되면 개혁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추 후보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당내 화합을 통해 지지층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추 후보가 한미 FTA나 공기업 민영화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에 확실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국회 개원과 관련해서도 세 후보 중 가장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여야 간 뚜렷한 대립각이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대철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열린우리당의 그림자를 지워야 한다”고 역설할 정도로 ‘탈(脫)열린우리당’을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시절의 독단과 독선이 당을 위기에 빠뜨린 원인이라고 진단하는 만큼 대표가 되면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또 “무조건 등원 후 원내외 병행투쟁” “한미 FTA 비준 필요” 등을 밝힌 바 있어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대여 관계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정대철 추미애 후보는 4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당일 1차 투표 결과에 따라 양측이 단일화하기로 공식 선언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