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사망하면 1인독재서 집단지도체제로”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8분


美 공무원사이트 ‘한국국방硏 박사 22명 전망’ 게재

‘누가 후계자’ 김정철 36-김정남 31-장성택 22%

美 북핵 급진전 속 北권력구도 면밀 분석 나선 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체제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 박사 22명이 의견을 모은 결과 김 위원장이 자연사한 뒤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는 차남 김정철(27)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승계를 위한 권력기반은 장남 김정남(37)과 매제 장성택(62)이 더 탄탄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정부는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보고서를 이달 14일 자국 공무원들이 볼 수 있는 공개자료센터(Open Source Center)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본보가 미국 정부 고위관리를 통해 입수한 이 보고서는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국방현안팀장이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작성한 ‘북한 김정일 후계 체제의 특성과 대미정책 조정 전망’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핵 문제 해결을 통한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의 후계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북한 후계 문제의 가장 중요한 변수를 △김정일 생존 여부와 사망의 형태 △권력구조로 보고 6가지 승계 유형을 제시했다.

국방연구원 박사 22명의 45.5%인 10명은 ‘김정일이 자연사한 뒤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27.3%인 6명은 ‘김정일 생전에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등 전반적으로 1인 독제체제가 끝날 것이라는 응답이 77%(17명)나 됐다.

누가 후계자가 될지에 대해서는 36.4%(8명)가 김정철을 꼽았고 31.8%(7명)는 김정남, 22.7%(5명)는 장성택을 점쳤다.

그러나 보고서는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권력을 승계했던 경험에 비추면 김정철보다는 권력 기반과 정책 입안 능력, 개인적 자격 등에서 우월한 장성택 또는 김정남의 권력 승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또 승계가 5년 내에 이뤄지면 장성택 또는 김정남이, 5년 뒤에 이뤄지면 김정철, 정운(25·3남) 형제가 유리하다는 전망의 기준도 내놓았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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