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학자들 ‘盧대통령 5년’ 비판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통치문화 부재, 정당정치 파괴, 천박한 언행들

통치 문화의 부재, 솔직함을 넘어선 천박한 언행, 정당 정치의 파괴, 여론 무시….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최근 발간된 학술계간지 ‘황해문화’ 봄호의 기획 특집 ‘노무현 정권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 5년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솔직과 천박, 민주와 독선’이라는 글에서 “참여정권의 실패에는 노 대통령의 전투적 리더십과 급진적 스타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노 대통령은 ‘막가자는 거지요’로 시작해서 ‘쪽팔린다’로 자신의 임기를 마쳤다”면서 “몰상식에 대한 시민의 의혹과 불만이 커지면서 노 대통령은 솔직한 대통령에서 천박한 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천박과 독선의 문제가 심해지면서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시민들이 돌아서게 됐다”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이어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강조했지만 실제로 그의 통치 문화는 대단히 독선적이었다”고 혹평했다. 노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의 예로 △신정아-변양균 의혹이 불거졌을 때 “요즘 깜도 안 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고 발언한 일 △황우석 교수에 대한 비판을 외면했던 일 등을 들었다.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사장된 권력과 호출받지 못한 시민’이라는 글에서 ‘노무현 혐오증’의 대중 심리적 기원을 추적했다. 홍 교수는 “노 대통령의 불행한 퇴장은 대중적 차원의 전면적인 인격 혐오에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 정치적 행적을 같이했던 이들마저 대통령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에 ‘노무현 혐오증’이 퍼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대통령이 중재자의 역할을 하지 않음으로써 권력 공백이 생겼고 이것이 생활의 불편을 초래해 사회의 불만을 양산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한편 중도적 성향의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방향감각의 상실과 표류’라는 글을 통해 “노무현 정부는 정책적 일관성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의 협조와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함으로써 표류해 왔다”고 지적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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