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한승수 카드’ 급부상 배경

  • 입력 2008년 1월 21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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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금주 중 새 정부 초대 총리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가 막판에 유력 후보로 급부상해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이르면 21일 중 후보군 압축작업을 최종적으로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을 2-3배수로 압축하는 것이지만 순위가 매겨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특정인을 낙점한 것과 같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한 측근은 "후보를 2배 또는 3배로 압축한다 하더라도 1순위가 있고 2순위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정밀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으면 1순위 후보로 가는 게 상례"라고 말했다.

현재 유력 후보군에는 한승수 특사와 손병두 서강대 총장,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 급부상한 한 특사는 풍부한 국정경험과 함께 정치. 경제경력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1순위 후보로 추천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 특사는 애초 이달 중순께 후보군의 일원으로 잠깐 거론됐다가 금세 사라졌다.

1936년생으로 `올드 보이'의 색채가 짙어 새 정부의 이미지와 잘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측근들도 대부분 "나이가 너무 많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는 등의 부정적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4월 총선과 당 화합이라는 정치적 차원에서 검토했던 `박근혜 카드'가 지난 주 최종 무산되고, 이 당선인이 새 판을 짜기 시작하면서 유력 후보군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대화합' 구상이 안 된다면 차라리 철저히`일 중심' 구상으로 가자는 것.

이 당선인 자신도 "정치적 고려 없이 일 중심으로 총리를 인선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그런 일 중심에 맞는 인물이 바로 한 특사라는 것. 그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주미 대사, 상공부장관, 외교부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유엔총회 의장 등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춘 데다 13,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정치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이 당선인이 밝힌 `자원외교형' 총리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부동산이나 병역, 납세 등 개인 신상에 관해서도 충분히 검증을 받았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지역과 학교 안배 차원에서도 `매력 있는' 카드라는 분석이다. 강원도 춘천 출신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한 특사의 신상 이력이 이 당선인의 상대적 취약지역인 강원도를 배려하고, 인사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고려대'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당선인측이 이미 주말 한 특사에게 연락을 취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주변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당선인 측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고, 한 특사는 20일 "아무런 연락을 받은 바 없고 개인 정보열람동의서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핵심 측근은 "한 특사에게 연락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인사는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한 특사가 막판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여전히 후보군에 올라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 손 총장은 기업인 출신으로 재계 투자유치 확대 등 이 당선인의 `경제관'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실무형 총리에 적임자라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분류된다. 다만 손 총장은 삼성그룹 최고경영자, 전경련 상근부회장 경력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손 총장 본인도 직간접적으로 총리직 고사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 위원장은 여성이란 상징성 이외에 숙명여대의 혁신을 이끈 대학 CEO(최고경영자) 총장으로서 복잡다단한 인수위를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1순위 후보에서는 다소 멀어졌다는 관측이다.

손 총장과 이 위원장이 총리를 맡지 않으면 둘 중 하나는 초대 교육과학부(지금의 교육부+과기부 일부) 장관에 발탁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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