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율화, 제 길로 돌아온 것”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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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현장 반응

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교육인적자원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대학 자율화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교육정책의 전환 방침을 밝히자 대학과 일선 고교 등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학들 “자율화 환영”=교육부 장관을 지낸 서울대 문용린(교육학) 교수는 “대학 자율화는 우리 대학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방향”이라며 “노무현 정권에서는 평준화를 방어하느라 대학의 자율성까지 막는 어리석음을 범했지만 정책이 바뀌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이제 제대로 된 길로 돌아온 것”이라며 “대학들은 앞으로 자율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그동안 이런저런 규제로 우리 대학들이 외국의 글로벌 대학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면이 많았다”면서 “세계를 무대로 교육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교육정책이 자율 기조로 바뀜에 따라 그동안 대학들이 고민해 온 여러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며 “수험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가 공감할 수 있는 학생 선발 방법 등의 개발을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과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선 학교 환영-우려 교차=강윤순 경기 용인 한국외국어대부속외국어고 교사는 “평준화 지역 내에서조차 학교 간에 엄연히 학력 차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은 이를 계속 부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왔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높은 학업능력을 갖고도 내신이 나쁘다는 이유로 대학 진학에서 불리함을 겪어야 했던 외고 등 특목고생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재혁 서울 명덕여고 교사는 “대학에 학생선발권을 전면 허용할 경우 사실상 본고사가 부활해 사교육이 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다양한 개성을 지닌 학생들이 선발될 수 있도록 보완 조치도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고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함정희(44) 씨는 “대학 자율성이 확대돼 아이들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등급제와 같은 부작용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 “자율에 따른 책임져야”=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이날 “대학자율화는 교총이 강조해 온 부분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정책실장은 “교육부의 대학 편입학 감사에서 보듯이 아직 대입과 관련한 통제 시스템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입시 권한만 강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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