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표심 51년만에 ‘변심’…李당선자 과반 득표

  • 입력 2007년 12월 2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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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득표율 분석

세금폭탄 반감 - 청계천 효과 작용한 듯

16개 시도 중 8곳 50% 넘어… 전남 9.2%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2위 정동영 후보를 520만여 표 차로 누르고 당선한 것은 건국 이래 치러진 11차례 직선제 대선 사상 가장 큰 표차다. 1952년 2대 대선에서 이승만 후보가 조봉암 후보에게 444만여 표를 앞섰던 게 그동안 최대 격차였다.

다자 구도로 치러진 13대(194만5157표) 14대(193만6048표) 선거에서는 비교적 1, 2위 간 표차가 컸으며, 양자 구도가 뚜렷했던 15대(39만557표) 16대(57만980표) 대선 때는 격차가 50만 표 안팎으로 줄었다.

▽이명박 후보 큰 득표율 차로 승리=20일 오전 1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개표율 99%)에 따르면 1, 2위 후보 간 득표율 차는 22.4%포인트였다. 이 같은 격차는 1956년 3대 대선 후 51년 만에 처음이다. 3대 대선에서 자유당 이승만 후보는 70.0%를 얻어 무소속 조봉암(30.0%) 후보를 40.0%포인트 앞선 바 있다.

6, 7대 대선에서는 박정희 후보가 각각 51.5%, 53.2%의 과반 득표를 통해 윤보선(40.9%), 김대중(45.3%) 후보를 이긴 바 있다.

3대 이후 직선제 대선에서는 1, 2위 득표율 차가 1.5∼10.6%포인트 구간에 머물렀다. 6대 대선에서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10.6%포인트 앞선 게 이 기간 중 최대 격차였다. 최소 격차는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1.5%포인트, 5대 대선에서 박정희 후보가 윤보선 후보를 1.6%포인트 앞선 것이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2.3%포인트 앞섰다.

▽바뀐 서울 표심=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후광(後光)효과 및 유권자들의 ‘세금폭탄’ 거부감 등에 힘입어 서울에서 53.2%를 득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24.6%) 후보에 비해 28.6%포인트 앞선 수치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1위 노무현 후보가 2위 이회창 후보를 서울에서 6.3%포인트 앞선 바 있다.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시절을 당의 전신이라고 볼 경우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승리한 것은 3대 대선 후 51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의 득표율이 한나라당의 기반지역이랄 수 있는 대구(69.5%) 경북(72.6%)에 이어 전통적 강세 지역인 부산(57.9%) 경남(55.1%) 강원(52.0%) 울산(54.0%)과 큰 격차가 나지 않거나 비슷했던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전국 고른 지지율=이명박 후보는 전국 16개 시도 중 광주 전남 전북을 제외한 13개 시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21.6% 유권자가 거주하는 경기에서도 51.9%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이 후보는 호남을 제외하면 대전(36.3%) 충남(34.3%) 충북(41.6%)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했으며, 충청이 고향인 유권자가 많은 인천(49.3%)도 수도권 평균보다 득표율이 낮았다. 이 밖에 제주(38.6%)를 포함해 8개 시도에서 50% 미만, 8개 시도에서는 50%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 후보가 광주(8.4%) 전남(9.2%)에서 얻은 득표율도 기대했던 10%에는 못 미쳤지만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두드러진 13대 대선 이래 근소하나마 가장 높았다. 한나라당은 13∼16대 대선 때 광주에서 1.7∼4.8%, 전남에서 3.2∼8.2%를 얻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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