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회담]진통 끝 합의서 도출

  • 입력 2007년 11월 29일 2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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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여 만에 다시 열린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막혀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경협사업의군사보장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은 합의서를 도출하고 막을 내리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남북은 29일 7개조 21개항으로 이뤄진 합의서를 발표하고 2박3일 간에 걸친 제2차 국방장관회담을 마쳤다.

회담 시작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남북 수석대표들은 27일 첫 전체회의에 앞선 환담에서 웃으며 "6·15 선언과 10·4 선언이 군사적 보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북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우리가 주춧돌을 놓으면 빠른 시간안에 원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김장수 국방장관)는 등 부드러운 발언을 주고 받으며 회담 성과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곧이어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회담 전부터 예상됐던대로 NLL문제가 걸림돌로 등장했다.

우리 측은 NLL을 기선으로 가급적 등면적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자고 주장했지만 북측은 NLL 아래에 수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앞서 회담장에 붙어있던 김일성 주석 초상화를 치워달라는 남측 요구에 북측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전체회의 시작이 40분이나 미뤄지는 신경전까지 더해져 회담 분위기는 더욱 냉랭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회담 이틀째인 28일에도 팽팽하게 이어지자 그날 저녁에는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김장수 국방장관이 주최하는 답례 만찬에 불참 의사까지 통보했다가 참가하는 해프닝도 연출했다.

회담 마지막날인 29일 아침까지도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고 공동어로수역 지정 문제에 막혀 경협사업의 군사적 보장 문제 등 다른 의제들은 거의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담장 주변에서는 합의문 도출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흘러나왔다.

그러나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종결회의를 연기한 채 실무접촉을 계속했고 그 와중에 "회담이 급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 흘러나오면서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거듭된 실무접촉에도 핵심의제인 공동어로수역 지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남북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국 장성급회담에서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으는데 그쳤다. 우리 측은 공동어로수역을 한 곳이라도 시범 운영해보자며 막판까지 북측을 설득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예정됐던 시간보다 5시간 이상 늦은 오후 8시가 넘어서야 김장수 국방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은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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