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일성배지 뗐다”…인공기 휘장으로 바꿔달아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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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있는 한 북한 식당의 여종업원이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 배지 대신 인공기 배경 위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휘장을 상의에 달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문화일보
캄보디아에 있는 한 북한 식당의 여종업원이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 배지 대신 인공기 배경 위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휘장을 상의에 달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문화일보
후계 체제 확립 - 개방의지 과시용인듯

중국 등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이전까지 의무적으로 상의에 달던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 배지 대신 북한의 국기인 공화국기(인공기) 모양의 휘장으로 최근 모두 바꿔 달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통일연구소 김영로 연구교수는 9일 “최근 중국 선양(瀋陽)의 모란관, 평양관, 옌지(延吉)의 평양장수관 등의 음식점에서 일하는 북한 종업원들이 김일성 부자가 들어간 ‘초상 휘장’ 대신 인공기 휘장을 착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는 9월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김일성 부자 배지를 인공기 휘장으로 교체한 것은 후계 체제 확립과 체제 안정 등을 노린 치밀한 준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성심보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을 강조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체제를 만들려는 방편의 하나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 “체제 안정 외에 개방을 준비하는 포석의 의미도 있다”며 “전 국민이 배지를 착용하는 나라가 북한밖에 없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적은 인공기 휘장을 착용하도록 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도 “9월 이후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종업원들이 초상화 배지 대신 인공기 휘장을 착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최근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에 따르면 북한 현지 주민들은 여전히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 배지를 달고 있다”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휘장 교체가 어떤 의도로 진행된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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