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보트’떴다… 국내유일 치누크 헬기 대대

  • 입력 2007년 6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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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치누크 헬기가 최근 특전사 요원들과 함께 수상 침투 훈련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육군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치누크 헬기가 최근 특전사 요원들과 함께 수상 침투 훈련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 육군
《“오리들이 둥지에 올랐다. 출발하겠다”(조종사). “알았다. 즐거운 물놀이가 되기 바란다”(작전본부). 교신 직후 CH-47D(치누크) 헬기 1대가 경기 이천시의 육군 항공작전사령부(항작사)에서 칠흑 같이 어두운 밤하늘로 떠올랐다. 헬기에는 정예 특전요원 20명이 타고 있었다. 고도 100피트(약 30m)로 20여 분 비행한 헬기는 접적지역 10km를 앞두고 고도를 20피트(약 6m)로 낮췄다. 목표는 서부전선 적진 30km 지점의 적 기계화사단 지휘부. 적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강과 계곡을 따라 40노트(시속 70km) 속도로 30분간 초저고도 침투비행을 한 헬기는 ○○○강 지류의 물 위에 내려앉았다. 이어 헬기 뒷문이 열리면서 특전요원을 실은 침투용 고무보트 2척이 물살을 가르며 육지로 향했다.》

우리 군에서 유일하게 수상 착륙이 가능한 항작사 소속 치누크 헬기를 이용해 최근 남한강 상류에서 펼쳐진 특전사 요원들의 가상 수상침투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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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누크(CH-47D) 헬기 제원
기체 길이 30.17m, 높이 5.77m
자체중량 1만693kg
최대 이륙중량 2만4462kg(화물 10t 적재 및 인양)
엔진출력 7500마력 엔진 2개
승무원 2∼4명
병력탑승 완전군장 33명 또는 비무장 51명
최대속도 시속 315km
순항속도 시속 265km
항속거리(행동반경) 507km
체공시간 2시간 30분
수직상승률 분당 561m
최대운용고도 7.6km
무장 M-60 기관총 3문
제작사 미국 보잉사

○전투기만큼 비싼 헬기

1988년 창설된 치누크 대대는 전군에서 하나밖에 없는 헬기 대대다. 항작사는 AH-1S(코브라) 헬기가 주력인 공격헬기 여단과 치누크 및 UH-60(블랙호크) 헬기를 주축으로 한 기동헬기 여단으로 이뤄져 있다. 기동헬기 여단의 주임무는 병력과 물자의 수송.

항작사가 보유한 치누크는 CH-47D 기본형과 장거리형 등 2개 기종. 기본형은 1987∼91년 미국에서 약 20대가 도입됐고 1998년 장거리형 6대가 추가로 들어왔다.

현존 최고의 수송헬기로 꼽히는 치누크의 항속거리는 기본형이 500여 km, 연료탱크가 큰 장거리형은 1000여 km여서 한반도 전역을 작전반경으로 한다. 허건영(중령) 치누크 대대장은 “독도와 백령도 등 도서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병력을 신속하게 지상에 투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치누크”라고 말했다.

치누크는 1962년 베트남전 때 처음 사용된 이래 수십 년 동안 미군 작전의 최전선에서 활약했으며 현재 19개국에서 운용 중이다. 적 대공화기를 피할 수 있는 지표면 6m의 초저고도에서 7.6km의 고고도까지 비행하며 30여 분간 수상 착륙할 수 있다. 전방감시적외선레이더(FLIR)로 주야간 전천후 비행이 가능하며 레이더 경보수신기로 미사일을 피할 수 있다. 치누크 장거리형은 가격이 330억 원으로 웬만한 전투기 가격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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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강습용 ‘비행 보트(Flying Boat)’

당초 치누크는 공중강습작전용으로 개발됐다. 공중강습작전은 적진에 헬기나 수송기로 병력과 물자를 대량 이동시켜 적 부대의 증원이나 병참선을 차단하고 핵심 시설을 기습 공격해 적 전열을 무너뜨리는 것.

7500마력짜리 대형 엔진 2개를 장착한 치누크의 최대 이륙중량은 24t. 헬기 자체 무게 10t을 제하면 이론상 14t의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다. 병력 수송의 경우 UH-1 헬기가 무장병력 7명, UH-60은 11명 등 1개 분대를 수송할 수 있지만 치누크는 1개 소대인 무장병력 33명을 수송한다.

한국군이 보유한 20여 대의 치누크로 약 2개 대대의 무장병력을 한꺼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첫날 치누크 2대로 특공부대원 240명을 작전지역에 투입했다. 미군은 1991년 걸프전 ‘사막의 폭풍’ 작전 때 병력 4만 명과 4000여 t의 무기 장비를 치누크로 수송했다. 이 때문에 치누크는 ‘공중을 나는 보트, 공중을 나는 버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정성균(소령) 치누크 대대 정보작전과장은 “항작사의 기동헬기 여단과 미군의 코브라, 아파치(AH-64) 공격헬기 등 100여 대가 한꺼번에 공중강습에 나서면 연대급 이상 부대를 이동시켜 적 사단 병력의 증원 및 퇴로를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천=황유성 국방전문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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