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공개! 이것이 한국군 화력이다

  • 입력 2007년 2월 5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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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이끄는 수직 발사대에 실린 현무-1. 최근 한국은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현무-3 개발에 성공했다.
차량이 이끄는 수직 발사대에 실린 현무-1. 최근 한국은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현무-3 개발에 성공했다.
차량이 이끄는 수직 발사대에 실린 현무-1. 최근 한국은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현무-3 개발에 성공했다.
차량이 이끄는 수직 발사대에 실린 현무-1. 최근 한국은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현무-3 개발에 성공했다.
그 동안 깊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한국군 미사일 전력의 실체가 일부 공개됐다. 최근 발매한 신동아 2월호는 ‘ICBM 뺨치는 현무-2, 토마호크 맞먹는 천룡’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극비리에 추진해온 탄도미사일인 ‘현무-2’와 순항미사일인 ‘천룡’(일명 ‘독수리’ 또는 ‘현무-3’) 개발에 성공해 이를 실전배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천룡(天龍)’이라는 이름의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는 것은 지난해 여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 7월5일 북한이 무더기로 미사일을 발사하자, 윤광웅 당시 국방장관을 비롯한 국방 수뇌부는 토마호크처럼 레이더 탐지를 피할 수 있는 낮은 고도로 날아가 계곡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적의 갱도 입구를 정확히 파괴할 수 있는 천룡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힘으로써 도하 언론은 이를 보도하였다.

신동아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천룡은 한국산 순항 미사일의 실체를 가리기 위한 위장 명칭이고 실제 이름은 현무-3라는 사실을 최초로 공개한 것. 개발 단계에서 이 미사일에 붙였던 이름은 ‘독수리’였고 개발이 성공한 다음에는 ‘현무-3’라고 이름 지었는데, 한국군은 이 이름조차도 알려지는 것을 꺼려, 과거 개발에 실패한 무기에 붙였던 ‘천룡’을 이 미사일에 붙여 언론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처음 개발된 현무-3의 사거리는 500㎞였다. 한국은 현무-3를 먼저 개발하고 이어 현무-2를 개발했는데 거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한국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백곰’이라는 시험용 미사일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백곰 개발에 놀란 미국이 기술 제공을 거부함에 따라 실전용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해 1979년 한미미사일각서를 교환하게 되었다. 이 각서는 ‘미국이 미사일 기술을 제공해 주되, 한국은 최대 사거리를 180㎞로 한정한 탄도미사일만 개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로 인해 한국이 개발한 현무(지금은 현무-1)의 최대 사거리는 180㎞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1987년 한국이 현무 개발에 성공하자, 북한은 소련제인 스커드-B를 토대로 사거리를 500㎞로 늘인 노동 미사일을 만들어냈다. 이에 자극받은 한국은 이 각서를 한국의 미사일 기술 개발을 막는 ‘노예 문서’로 보고 미국에게 이 각서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각서를 폐기하기 위해 한국이 내놓은 대안이 사거리 300㎞까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허용하는 MTCR(미사일통제기술체제)의 가입이었다.

오랫동안 미국과 협상을 거듭한 한국은 미국의 동의를 얻어 2001년 3월26일 MTCR에 가입하게 되었다. MTCR는 속도가 빠른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제한해도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제한하지 않는다. 여기에 착안한 한국은 MTCR 가입 추진과 함께 단독으로 순항미사일 개발에 도전해 2000년대 초 사거리 500㎞의 순항미사일 현무-3의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사거리를 늘이는 개량 사업에 도전해 최근 사거리 1000㎞짜리를 개발해 실전배치했다.

개발 단계에서 사거리 500㎞짜리는 ‘독수리-1’, 1000㎞짜리는 ‘독수리-2’로 불렸는데, 양산에 들어간 후 사거리 500㎞짜리는 ‘현무-3A’로, 1000㎞짜리는 ‘현무-3B’로 바꿔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인천공항 부근에서 제주도 근처를 잇는 직선거리가 400여㎞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나라이다. 따라서 사거리가 500㎞가 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500㎞짜리를 개발할 때는 50㎞를 열 번 왕복한 후 목표물을 맞추게 하고, 1000㎞짜리는 스무 번 왕복 비행한 후 목표물로 돌진케 하는 방법으로 시험발사를 했다고 한다. 현무-3A와 B의 개발에 성공한 후 한국은 사거리를 1500㎞로 늘인 현무-3C(독수리-3)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함정과 잠수함에서도 발사할 수 현무-3 개량 사업도 펼치고 있다.

올해 7,8월쯤 한국은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는데, 이 구축함이 바로 함대지(艦對地) 형태로 개량된 현무-3를 처음 탑재하는 함정이 된다. 2020년쯤 건조되는 한국형 잠수함(KSS-Ⅲ)에는 잠대지(潛對地) 형태로 개량된 현무-3가 탑재될 계획이다. 현무-3는 INS 항법장치와 함께 GPS 수신기도 탑재돼 있어 미국제 토마호크 만큼이나 초정밀 사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2001년 3월말 MTCR에 가입한 직후 한국은 바로 사거리 300㎞짜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 미사일에는 현무-2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 미사일은 미국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처럼 사일로에서 발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B와 노동 미사일, 그리고 한국의 현무-1 미사일은 수직발사대를 통해 발사된다. 수직발사대를 세우는 데는 1,2시간이 소요되므로 이 미사일 보유국은 자칫하면 상대에게 미사일 발사 사실을 들킬 염려가 있다.

그러나 ICBM은 사일로라고 하는 지하에 만든 거대한 저장고에서 발사되므로 발사 의지(意志)를 완벽하게 감출 수 있다. 사일로는 ICBM의 이미 수직으로 서 있는 발사대이자 저장고 역할을 하므로, 발사 단추를 누르면 ICBM은 바로 사일로의 지붕을 깨고 발사된다. 사일로 시스템은 급작 사격을 가능케 하므로 적국은 미사일이 발사된 사실을 ‘아예’ 모르거나 뒤늦게 알게 된다.

MTCR의 제약 때문에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일 수 없었던 한국은 사일로 체제를 선택한 현무-3를 개발했다. 한국은 사일로 시스템 외에도 ICBM에서만 사용하는 특수 기술을 현무-3에 적용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미사일 개발이 배치되자 육군은 이 미사일을 전문으로 다루기 위해 지난해 9월28일 유도탄 사령부를 설치했다.

신동아는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은 햇볕정책을 펼치는 정치인이 아니라, 이러한 미사일을 개발한 엔지니어의 애국심이라고 평가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2월호 참조.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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