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코리아 양날개 단다…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착공

  • 입력 200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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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철강 부문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27일 충남 당진군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했다. 일관제철소가 들어설 당진공장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사진 제공 현대제철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철강 부문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27일 충남 당진군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했다. 일관제철소가 들어설 당진공장을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사진 제공 현대제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 충남 당진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두 손을 모은 채 경청하고 있다. 당진=석동률  기자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 충남 당진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두 손을 모은 채 경청하고 있다. 당진=석동률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철강 부문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용광로를 갖춘 일관(一貫)제철소 건설에 착수했다.

국내에서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가 세워지는 건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가진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제철은 27일 충남 당진군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이완구 충남도지사,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는 2011년까지 연간 350만 t의 쇳물을 만들 수 있는 고로 2기를 갖추게 된다. 현대제철은 여기에 모두 5조2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간 700만 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조강(粗鋼) 생산 능력이 현재 연산 1050만 t에서 1750만 t으로 늘어난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추가로 2조2600억 원을 투자해 생산 규모를 연산 1200만 t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1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본격적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시기에 세계 철강업계에 공급 과잉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공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일관제철소를 만들어 한국의 철강산업뿐 아니라 조선,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축사에서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전자산업 등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철강산업의 역사는 한국 경제의 성공 신화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당진=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일관제철소: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를 갖추고 있어 쇳물부터 철강 완제품을 만드는 일련의 작업을 모두 할 수 있는 제철소.

▼盧대통령, 정몽구회장에 “가까이 오시죠”▼

27일 열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30여 분간 나란히 앉아 행사를 지켜봤고 발파식 때도 함께 축포 버튼을 눌렀다.

노 대통령과 정 회장이 자리를 함께한 것은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올해 4월 현대차 비자금 사태로 구속 수감됐다가 6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최근 ‘힘든 경험’을 했던 정 회장은 이날 대통령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려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노 대통령과 악수할 때 두 손으로 손을 꼭 잡은 채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였다. 또 노 대통령이 축사를 마치자마자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다망하신 대통령을 기공식에 모셔 무한한 영광이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공식 후 노 대통령은 제철소 건립 현황을 보고받으면서 조금 떨어져 서 있던 정 회장에게 “이리 가까이 오시죠”라고 말을 건넸다. 오찬에서도 나란히 앉아 와인으로 건배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당진=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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