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접근방안 ‘무용지물’…정부 외교 노력 물거품

  • 입력 2006년 10월 9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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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대북 포괄적 접근 방안’을 추진하는 데 양국이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 기조는 철저하게 여기에 맞춰졌다. 청와대는 북한이 3일 핵실험 예고 성명을 발표한 후에도 줄곧 “외교적 노력을 가일층 경주해야 할 때”라며 포괄적 접근 방안을 성사시키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이 같은 포괄적 접근 방안은 추진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정부 일각에서는 “핵실험과 함께 물 건너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포괄적 접근 방안이 고안된 목적이 바로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던 만큼 이미 핵실험이 현실화된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괄적 접근 방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부가 기울여온 엄청난 노력 역시 물거품이 됐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오래전부터 포괄적 접근 방안에 대한 준비 작업에 공을 들여온 정부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회의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의 동의를 얻은 뒤 북한에 6자회담 참가의 당근으로 제시한다는 복안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포괄적 접근 방안과 관련한 질문에 “한미 정상회담 전에 북한에도 알려줬다. 아직까지 부정적인 대답은 없었다”며 애착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포괄적 접근 방안을 마련해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면 ‘자주 외교’의 최대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정부는 포괄적 접근 방안에 매달린 나머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데에만 너무 신경을 집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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