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1표에 가슴졸이는 潘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우다웨이 면담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中 우다웨이 면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오른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한발 더 다가섰다.

반 장관은 28일(현지 시간) 유엔 사무총장 3차 예비투표에서 찬성 13, 반대 1, 기권 1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날 투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5개 이사국(5개 상임이사국+10개 비상임이사국)이 참가해 7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를 실시했다.

반 장관은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사무총장 선출 요건인 3분의 2(9표) 이상의 지지를 얻어 대세몰이를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결정적인 고비는 상임, 비상임이사국 표를 구분해 투표하는 다음 달 2일의 4차 예비투표가 될 전망. 상임이사국은 파란색, 비상임이사국은 하얀색 투표용지를 사용하게 된다. 4차 투표에서는 1∼3차 투표에서 반 장관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나라가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지, 거부권이 없는 비상임이사국인지 드러나게 된다.

앞으로 몇 차례나 더 예비투표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사국들 사이에서는 10월 중에 결론을 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은 반 장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한 듯 총 3차례의 예비투표가 끝난 29일까지도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소식통들은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는 미 정가 내의 분위기를 전해 준다.

우선 반 장관의 유엔에서의 경험, 유엔 개혁 의지, 모나지 않은 성품 등이 부각되면서 미 관리들 사이에서 ‘반기문 후보’를 보는 시각이 매우 좋아졌다고 말하는 소식통들이 많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27일 하원 청문회에서 “반 장관이 친(親)중국적인 인물 아니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동북아 전반의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가진 전문가”라고 옹호했다.

뉴욕타임스는 29일자에서 “반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성큼 다가섰다”면서 “그는 워싱턴의 동맹자로 알려져 있으며 부시 행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내, 특히 공화당 내 일부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한다. 공화당의 한 소식통은 “반 장관이 당선되려면 벌써 한국의 장관 직을 그만두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의 이미지가 강한 게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2004년 제네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한국 대표단은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했다. 당시 대표단장이 반 장관. 그 모습을 지켜본 한 미 하원의원은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유엔의 설립 취지인 보편적 인권 신장에 동의 못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해 왔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티베트의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입국비자를 거부한 것도 거론된다. 특히 헝가리 출신 유대인으로 나치 만행의 피해자인 톰 랜토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절친한 사이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한국 정부의 처신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의 고정 칼럼니스트인 짐 호글랜드 씨는 28일자 칼럼에서 “반 장관은 미국의 동맹국 출신인 만큼 북한과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협상 역할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