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8·15 경축사 요지

  • 입력 2006년 8월 15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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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8.15 경축사 요지

지금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힘은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그러나미래에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분단상황을 지혜롭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적대적 감정을 자극해서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인권도 중요하고 국민의 자존심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최우선을두고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확실한 억지력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하는 동시에, 관용과 인내로써 북한을 설득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제협력 사업을 남북이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튼튼한 다리로 만들어야 한다.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분노와 증오의 감정도 이제는 넘어서야 한다. 지난날 북한이 저지른 전쟁과 납치 등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북한에 대해 관용과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위해서는 넓은 마음과 긴 시야로 지난날을 용서하고 화해와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북한은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동시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 관계를 개선하여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있도록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6자회담의 당사국들은 회담의 재개와 진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6자회담이 성공하면 미국은 동북아를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로 만드는데 주도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것은 이 지역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그리고 인권의 가치를 앞당겨 실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의 운명을 멀리 내다볼 때 또 하나의 불안요인인 동북아의 잠재적인 대결구조에도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한다.

첫째,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통합의 질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들 모두가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평화와 공존의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다른 나라들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국제사회의 현실과 조화시키되, 한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단해 나가야 한다. 강대국들이 동북아의 미래를 얘기할 때 한국인의 운명에 대한 자율권을 존중하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

둘째, 지역평화와 협력질서를 위협하는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과거 동북아의 평화를 깨뜨린 것은 열강들의 패권주의였고, 그때마다 한반도는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야 했다. 불행하게도 동북아에는 지금도 과거의 불안한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일본의 헌법 개정 논의를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헌법을 개정하기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과거에 대하여 진심으로 반성하고, 여러 차례의 사과를 뒷받침하는 실천으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증명해야 할 것이다.

독도,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그것이다.

셋째,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킨다는 확고한 의지와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는 국방개혁을 추진하여 우리의 자주방위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를 포함한 한미 안보협력 관계도 미래지향적으로발전시키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나라의 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국군통수권에 관한헌법정신에도 맞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바로잡는 일이다. 또한 달라진 우리 군의 위상에 걸맞은 일이다. 지난 20년 동안 준비하고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체계적으로 추진해 온 일이다. 확고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진행되고 있고, 미국도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저는 우리 군의 역량을 신뢰한다.

개방은 우리의 생존전략이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또 하나의 도전이다. 도전은 항상 불안한 것이지만, 도전하지 않고는 더 나은 미래를 열 수가 없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쟁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

그동안은 일본의 성장모델을 쫓아 왔지만, 이제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일본을 넘어설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미국시장에서, 특히 서비스산업에서 미국과 경쟁하여 성공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생각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의 뜻은 하나로 통합되어야 한다.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원리의 핵심은 상대주의와 관용이다. 그리고 규칙을 존중하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루고 끝내 합의를 이룰 수 없는 경우라도 규칙에 따라 결론을 내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통합의 노선이 현실의 힘으로 나라를 이끌고 역사의 정통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는 지난날 분열과 대결의 역사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나라와 국민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과거 대결과 반목의 역사에서 비롯된 감정의 응어리는 씻어내야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최소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반면에 과거 역사의 과오에서 비롯된, 정통성 시비나 자격 시비도 이제 역사의평가로 돌리자. 그래서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이루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

이제 더 큰 도약을 이뤄가야 할 때이다. 한미 FTA는 경제선진국을 향한 새로운도전이다.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은 복지한국을 향한 비전이다. 자주국방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스스로의 힘으로 확고히 지켜 나가자는 의지와 역량의 상징이다.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끊임없이 혁신하고 창조해 나가면, 참여정부가 마무리되는 2008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고, 10년 안에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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