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대포동2호의 진실은…

  • 입력 2006년 7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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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포동2호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한미일 3국의 평가는 ‘실패’다. 하지만 대포동2호가 어떤 문제 때문에, 어떻게 실패했으며, 당초 어디를 겨냥했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발사 직후 초속 7km의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수단은 육해공에 설치된 감시 레이더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나타난 포물선 궤적을 놓고 탄도와 탄착점을 분석할 수밖에 없다.

1998년 대포동1호 발사 때도 미국은 2주가 지나서야 ‘인공위성 발사 실패’라는 최종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한국 국방부가 5일 내놓은 분석은 대포동2호가 발사 후 42초 동안 정상적으로 비행하다 어딘가에 이상이 생겼고, 이후 방향을 잃은 채 6분가량 관성비행을 계속해 총 499km를 날았다는 것. 하지만 그 원인과 탄착점에 대해선 설명이 없었다.

CNN은 6일 미사일 정보를 직접 취급하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포동2호가 발사 직후 ‘거의 곧(almost immediately)’ 작동 이상을 보였으며 몇 초 만에 급회전하면서 ‘통제불능(out of control)’ 상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포동2호 미사일이 발사 직후 너무 빨리 운용상 문제를 드러내 미국은 미사일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대포동2호가 발사 직후 소규모 폭발이 발생했으며, 그 파편 일부가 발사장에서 수 km 떨어진 곳에서 확인됐다고 미일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포동2호가 이런 소규모 폭발로 인해 1단계 추진체의 연소에 문제가 생겨 약 400km를 날다 동해상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대포동2호는 42초 동안 정상 비행했으나 1단계 추진체에 뭔가 이상이 생기면서 파편이 떨어져 나가는 폭발이 일어났고 그 충격으로 1, 2분 지속돼야 하는 1단계 연소가 중단되고 당초 탄도도 벗어나 관성비행을 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의 요미우리신문 등은 대포동2호가 당초 하와이 인근 해상을 조준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7일 보도했다.

미일 군 당국이 이지스함과 전자정찰기 RC-135S에서 수집한 정보를 근거로 대포동2호의 탄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판정했다고 일본의 한 신문은 전했다. 북한에서 하와이까지의 거리는 약 7000km.

AP통신은 이 신문의 보도를 전한 뒤 “일본 방위청은 확인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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