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후폭풍… 3大 경협 휘청

  • 입력 2006년 7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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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은 대북(對北) 경협의 미래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경의선 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등 이른바 ‘3대 경협’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 이른 것.

정부 당국자는 5일 “1998년 1차 미사일 위기 때도 금강산 관광사업 등 민간사업은 계속됐다”며 “개성공단 등 민간이 중심이 되는 사업은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해 3대 경협사업의 지속적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도 현 정부 대북사업의 ‘옥동자’라고 불리는 개성공단에 대해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성취할 것이다. 한반도에 어떠한 정세 변화가 있더라도 남과 북이 개성공단사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북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계획대로 연내에 개성공단 본단지 1단계 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는 “투자에 대해 미래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제원리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북-미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것이 뻔한 상황에서 개성공단이 추동력을 잃게 될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제품의 수출에 있어 최대의 관건인 한국산(産) 인정도 이번 미사일 발사로 당분간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참석했던 우리 측 김종훈 수석대표는 최근 “현재 북한을 둘러싼 정치 외교적 상황에서는 미국과의 FTA 협상 과정에서 개성공단 물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상공부 장관과 국제통상대사를 지내기도 했던 김철수 무역투자연구원 이사장은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 FTA 협상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남북 사업자 간에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금강산 관광 종합개발계획의 확정과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내금강 관광 등도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현대아산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금강산 관광 사업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지난달 24일 북한이 시험 운행 하루 전날 전격적으로 취소를 통보한 경의선 동해선 열차의 시범 운행도 언제 성사될지 모르는 상황에 빠졌다.

정부는 지난달 초 제주도에서 열렸던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경공업 원자재나 쌀 비료 등 북측이 원하는 물자를 지원하되 경의선 동해선 철도 도로가 연결된 뒤에 한다는 조건부 지원 약속을 하기도 했지만 미사일 발사로 인해 성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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