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EEZ 탐욕의 뿌리는 ‘해양대국론’

  • 입력 2006년 6월 12일 2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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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을 획정하기 위한 협상이 12일 도쿄(東京)에서 열렸다.

이날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독도와 일본 오키(隱岐)섬의 중간선을 EEZ 경계선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일본 정부는 울릉도와 독도의 중간선을 경계선으로 정해야 한다는 종전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우리 땅 독도를 EEZ 기점으로 삼겠다는 것은 일본의 해양 영토에 대한 야심이 얼마나 무분별하고 탐욕적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EZ 확장에 대한 일본의 집요한 야심은 최근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해양대국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국토면적은 약 38만㎢로 세계 61위 수준. 하지만 해양면적은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캐나다에 이어 세계 6위라고 일본은 주장한다.

일본은 1996년 자체조사를 통해 자국의 EEZ 면적이 447만㎢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미국 국무성이 1972년 8월 실효지배하고 있는 육지를 기준으로 조사한 일본의 EEZ 면적은 386만㎢로 세계 7위였다.

일본과 미국의 조사가 61만㎢나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일본이 한국 땅인 독도,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는 북방 4개 섬 등을 자국의 EEZ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일본은 EEZ를 넓히기 위해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한 섬'으로 보기 어려운 암석까지도 기점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오키노도리(沖の鳥)다. 일본은 가로 2m, 세로 5m 넓이에 높이가 70cm로 파도가 몰아치면 잠기는 두개의 바윗돌에 불과했던 오키노도리에 콘크리트 보강공사를 해 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은 본토보다 넓은 오키노도리 주변 40㎢ 해역을 자국의 EEZ로 선포했다.

일본의 해양대국 행보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가 일본재단이다.

A급전범 출신 사사카와 료이치(笹川良一)가 설립한 일본재단은 많은 자금을 뿌려가며 국제해양계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넓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오키노도리에 대한 EEZ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등대를 세우고 산호를 키우자는 계획을 만든 곳도 일본재단이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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