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金위원장, 正常국가로 가는 길밖에 없다

  • 입력 2006년 1월 18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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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선 북한의 위조달러 제조가 촉발한 미국의 금융 제재, 북의 6자회담 복귀 및 개혁 개방 등과 관련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다. 북은 핵 개발부터 단념하고 진정한 개혁 개방을 통해 정상(正常)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그 밖에는 길이 없다고 우리는 본다.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 뒤에 중요한 결정을 내린 전례가 적지 않다. 2000년 5월 방중 후 개성공단 개발에 나섰고, 상하이 푸둥지구를 시찰한 이듬해인 2002년에는 ‘경제개선조치’와 신의주특구 지정을 발표했다. 2004년 4월 방중 뒤엔 6자회담에 복귀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아 국제적 고립을 자초했고, 개혁 개방도 시늉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제는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을 만한 의미 있는 조치들을 내놓고 실행하기를 권고한다. 귀국하는 대로 6자회담 복귀와 핵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개혁 개방을 안팎에 천명하면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이다. 미국을 탓하고, 남한에 손 벌리며 국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하는 상태를 한없이 지속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 기회를 놓치면 그토록 집착하는 체제 유지도 기약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광저우, 선전, 주하이 등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 코스를 둘러봤다고 한다. 덩은 1992년 88세의 나이에 이 지역을 돌면서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개혁 개방의 길을 열어 중국의 오늘이 가능케 했다. 김 위원장도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도 북한을 정상국가로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눈치만 본다고 북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부담만 늘어난다. 정부는 ‘10년 가까이 지속한 포용정책이 북의 독재체제만 굳어지게 했다’는 지적에도 귀 기울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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