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만의 조직 대수술 ‘행자부 팀제’ 성공할까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20분


코멘트
《행정자치부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실-국-과 체제’를 폐지하고 ‘본부-팀 체제’를 전면 도입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행자부의 팀제 도입은 민간의 경영방식을 행정에 적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실험인데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과 대(對)국민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정부는 존재 목적부터 다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개편 내용=행자부는 ‘1차관보 1실 1본부 7국 4관 1센터 45과 4팀’인 기존 조직을 ‘5본부 48팀(8관 1단 1아카데미 등 보좌기관 별도)’으로 개편했다고 15일 밝혔다.

직원-계장-과장-국장-부서장-차관-장관 등 기존 6단계 결재단계는 팀원-팀장-본부장-차관-장관 등 4단계로 축소된다.

또 ‘1직위 1직급 원칙’을 폐지해 본부장은 1∼3급(관, 단, 아카데미의 장은 2∼4급), 팀장은 2∼5급, 팀원은 1∼9급이 모두 가능하도록 직급의 탄력성을 부여하는 한편 본부장과 팀장, 팀원을 모두 공모 방식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클릭하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단행될 행자부 인사에서는 공무원 역사상 처음으로 본부장과 팀장, 팀원 사이에 직급이 서로 역전되는 사례가 다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자부는 이번 조직 개편에 이어 상반기 중에 업무 및 고객, 성과, 인사의 관리시스템을 통합한 통합행정혁신시스템을 구축해 하반기 중 행자부에서 시범 실시하되 성공적이라고 판단되면 내년부터는 전 부처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기대와 우려=행자부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계급제적 계층구조가 없어지고 연공서열 대신 능력 위주로 인재를 발탁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민간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려는 기업의 경영목적과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은 근본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민간 경영방식인 팀제를 곧바로 정부 조직에 도입한 것은 되레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본부장과 팀장, 팀원 사이에 직급의 역전현상이 일어날 경우 조직원을 이끌기가 쉽지 않고 성과를 보수, 인사 등과 연계할 경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조직 전체의 시너지 효과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