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순 소장 "IAEA, 플루토늄 추출 99년에 이미 알았다"

  • 입력 2004년 10월 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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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우라늄 분리실험은 내가 승인했다. 문제가 되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

장인순(張仁順·사진) 한국원자력연구소장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1982년과 2000년 시행된 우라늄 분리실험에 대한 정부 개입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0년 실시된 우라늄 분리실험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지시한 것인가.

“당시 연구자들이 연구 목적의 우라늄 분리실험을 실시하겠다고 요청해 내가 직접 승인했다. 순수한 과학자로서 내린 결정이었다. 과학자라면 누구나 이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연구 목적이었기 때문에 실험 성공을 확인한 뒤 즉시 연구를 중단시켰다.”

―1982년 플루토늄 추출 실험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대응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

“IAEA는 이번 사찰 전에 1982년 한국의 플루토늄 추출 실험을 알고 있었다. 1999년에 IAEA 관계자들이 이미 1982년 실험에 쓰인 연구용 원자로에서 시료를 채취해갔다. 하지만 이 연구용 원자로에서 연간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 양은 6g으로 핵무기 개발과 무관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2000년 우라늄 분리실험이 문제가 되니까 1982년 실험까지 한꺼번에 문제 삼고 있는 것 같다.”

―일본도 핵물질 손실과 관련해 IAEA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

“일본은 40t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10kg이 손실돼 IAEA의 사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극소량의 핵물질 관련 실험이 진행된 한국과 달리 이 문제가 크게 공론화되지 않았다. 두 나라의 국력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의 ‘핵 주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평화적인 핵에너지 연구 개발을 위해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된 이후 재처리와 농축 기술 확보에 대한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편 장 소장은 이날 과학기술부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공개로 핵물질 실험과 관련된 사항을 증언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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