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의원, 서울대 농생대 캠퍼스 지역구 유치 추진

  • 입력 2004년 8월 5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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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평창캠퍼스 조성은 농장과 목장 이전을 통해 첨단농생과학연구단지를 건설하려는 서울대와 지역발전을 추진 중인 강원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이 부지에는 서울대 농생대 캠퍼스뿐 아니라 첨단농생과학연구단지 및 바이오 기업단지, 각종 교육시설까지 들어서 ‘혁신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 배경=서울대 농생대는 지난해 8월 서울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이후 경기 수원시에 남아 있는 목장과 농장을 경기 화성시 시화호 일대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수원 지역이 개발되면서 농장과 목장의 연구 실습 지역으로서의 효용성이 낮아진 데다 목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심해졌기 때문.

이에 농생대는 올 3월 초 시화호 일대나 화옹간척지구, 충남 천안시 성환읍 등을 후보지로 물색했으나 여의치 않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 의원측에서 평창캠퍼스 조성을 제안해 온 것.

서울대 농생대 이무하 학장은 “평창은 예로부터 한우의 질이 좋기로 이름난 지역”이라며 “이미 초지가 조성돼 있어 축산 연구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원예 잔디 고랭지채소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오염이 덜 된 청정지역이라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에 조성된 공대 자연대의 차세대 융합기술원과 비슷한 과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캠퍼스의 기능=서울대 농생대 평창캠퍼스가 조성될 경우 실험실습용 목장 외에도 식물병원 및 온실, 동물생명공학 연구동, 식물생명공학 연구단지, 잔디단지, 환경연구단지 등 다양한 첨단 농업생명과학연구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또 인근에 바이오 기업 등이 입주해 연구단지와 연관돼 지역 산업 거점으로 활용된다.

장기적으로는 ‘현장교수제’를 도입하고 관련 산업 기술자와 농민을 대상으로 신기술 전파 및 평생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장교수제란 미국 등에서 실시하는 현장지도교수제와 비슷한 개념으로 농민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상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농생대 조성인 기획실장은 “평창캠퍼스는 현장교육과 첨단생명공학 관련 연구를 병행해 농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신 영농 기술을 농민 및 관련 산업체에 신속하게 보급하고 각종 어려운 점을 조언해 주는 현장교수제가 도입되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평창캠퍼스에 조성되는 교수아파트에는 안식년을 맞은 서울대 교수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대신 평창에 머물면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하고 지역사회를 상대로 특강을 하는 등 교류의 폭을 넓히는 데도 활용할 예정이다.

서울대 유근배 전 기획실장은 “서울대뿐 아니라 강원대 건국대 등 다른 대학 농과대학과도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과제=서울대 관계자는 “현재 이 의원실, 강원도측과 함께 안을 만들고 협의하는 중”이라며 “부지 문제는 국유지를 전환하면 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 해결됐으나 예산 확보가 남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 여권 실세 의원이 직접 나서 자신의 지역구에 캠퍼스를 유치하는 데 대해 반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역구 사업 차원이 아니라 농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서울대측에 제안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는 한나라당 소속인 평창군수가 모든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서울대 농생대 캠퍼스로 옮겨오는 교수들을 위한 교육시설 설립은 언급했지만 공공기관 10여개 이전 계획은 거론한 적이 없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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