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시름젖은 農心…서울서 대규모 집회 계획

  • 입력 2004년 7월 13일 2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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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農心)이 시름에 잠겼다.

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지만 팔 길이 마땅치 않다. 또 농민들에게 공급되는 면세유류에도 취급수수료가 붙은데다 정부에서 마늘 수입권 일부를 민간에 넘기려하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23일 서울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부의 농업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풍년농사 지은 것도 죄냐”=전국 보리 생산량의 92%를 차지하는 전남북 지역 농민들은 수매가격 하락에 과잉생산까지 겹치면서 판로를 찾지 못하자 정부에 추가 수매를 요구하고 있다.

전남지역 보리수매 약정물량은 지난해보다 9000여t 줄어든 11만3794t. 그러나 올해 도내 보리 생산량은 12만8216t으로 잠정 집계돼 1만4422t이 남아돌고 있다. 전북도 4만5000여t을 수확했으나 농가에 배정된 수매 물량은 3만4190t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정부가 추가 수매를 하지 않으면 애써 키운 보리를 몽땅 내다 버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보리 야적시위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남북 지역에서 보리 야적시위가 진행 중인 곳은 6곳. 농민들은 1일 전남 나주를 시작으로 무안, 해남, 영암을 비롯해 전북 김제, 정읍 등지의 군청과 농협 시군지부 앞에서 보리 7000여가마를 쌓아 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늘농가 “생존권 보장하라”=정부가 올해 수입키로 한 마늘 가운데 30% 정도의 수입 권한을 민간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자 전국 마늘재배 농민들과 자치단체들이 민간 이양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 충남 서산시, 경북 의성군, 경남 남해군 등 전국 11개 마늘주산단지의 시 군협의회는 최근 정부에 보낸 건의문을 통해 “일부 마늘 수입권한이 민간에 넘어가면 업자들이 출하시기를 마음대로 조절해 국산 마늘가격이 폭락, 50만 재배 농민들이 생존권을 크게 위협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면세유 취급 수수료 반발=농협중앙회가 1일부터 농민들에게 공급되는 면세유류의 취급 수수료를 징수하도록 회원 농협에 통보하자 농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농 소속 회원 100여명이 7일 농협중앙회 앞에서 면세유 수수료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해 전농 경남도연맹이 8일부터 농협 경남도본부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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