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후보지 선정]수도이전 시도 외국사례

  • 입력 2004년 6월 1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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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또 통일시대를 내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행정수도 이전은 일본 독일의 경우와 비교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여론형성 실패와 재정문제 등으로 수도 이전 논의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또 독일은 문제점을 의식해 ‘부분 천도’로 방향을 바꾸었지만 아직 후유증을 앓고 있다.

▽사실상 포기한 일본=일본 국회는 도쿄(東京) 집중현상을 막기 위해 1990년 11월 ‘국회 등의 이전에 관한 결의’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을 결정했다. 행정개혁 지방분권 규제개혁이 취지였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데다 이전 대상지역 선정문제, 재정문제로 인해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전 비용에 있어 정부에서는 당초 비용을 12조3000억엔(약 123조원)으로 잡았지만, 민간기관에서 다시 검증한 결과 최소 20조1000억엔(공공부담 5조6000억엔은 별도)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부분 천도=독일은 통일 직후인 91년 연방의회가 338 대 320의 근소한 차이로 베를린으로의 천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국론분열과 함께 이전 수도였던 본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자 ‘부분 천도’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14개 부처 중 교육 경제 등 6개 주요부처가 본에 남았다. 나머지 8개 부처도 제2청사를 본에 뒀다. 베를린은 현재 10년째 수도 이전 후속 사업이 진행 중이며 높은 실업률, 중앙기관 분산배치로 인한 비능률로 인해 후유증을 앓고 있다.

경북대 지리학과 이재하 교수는 “한국도 통일 후에 다시 수도 이전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 시점에 사실상의 ‘천도’를 추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브라질은 침체된 내륙지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1956년부터 70년까지 모든 수도 기능을 브라질리아로 이전했다. 그러나 옛 수도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인구는 오히려 더 늘었고 브라질리아는 경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해 실업문제가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95년부터 수도 콸라룸푸르로부터 20∼30km 떨어진 곳에 행정도시인 ‘푸트라자야’를 건설 중이다. 정부 부처 건물의 60%와 주택 2만가구를 지었으나 수도라기보다는 ‘신도시’ 개념이 강하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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