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大 패트릭 교수 “노사 한쪽만 편들면 위험”

  • 입력 2004년 6월 2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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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시장 개혁’ 정책은 ‘시장 경쟁의 효율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휴 패트릭 교수는 “한국 정부가 사용하는 ‘시장 개혁’이라는 용어는 지나치게 모호해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패트릭 교수는 이어 “‘개혁’은 깊이 있는 이해나 설명 없이 일반 대중에게 쉽게 사용되는 단어인 만큼 그 말을 쓰는 사람들도 의미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현 정부의 시장 개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가와 노동자간의 차별 및 불공정성을 없애는 것이라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한쪽에 대한 규제와 다른 한쪽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으로 끝나면 경제의 비효율성만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정부는 누구를 지원하고 누구를 규제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경쟁의 장(場)을 만들고 이를 촉진시키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트릭 교수는 한국과 일본 경제의 차이점에 대해 “양국 모두 최근 수출이 크게 늘었지만 일본 기업이 곧바로 설비투자에 나선 반면 한국 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며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 및 한국 정치상황의 불확실성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현대자동차의 미국시장 내 성장을 예로 들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 상승률과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패트릭 교수는 또 “한국 기업들이 정보통신 및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 소비자의 수요와 소비패턴을 앞서 분석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는 것은 이미 미국이나 일본을 앞선 측면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일본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한국 기업도 기존의 제품라인·사업의 다양화 전략에서 특정 제품·사업에 대한 전문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며 “얼마나 이 과정을 잘 거치느냐에 따라 3개국 기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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