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J“中, 더이상 北과 혈맹 고집 말라”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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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새 지도부가 진정으로 새로운 세대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북한을 미적지근하게 다루는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간 22일 ‘중국의 거북한 동맹’이라는 사설을 싣고 이렇게 주장했다. 다음은 요약.

10년 전 북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사망했을 때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가까운 전우’를 잃은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혁명 역사를 공유했고, 한국전쟁 때 피로 맺은 관계 때문에 중국은 북한을 감싸주었다. 비록 혁명세대는 아니지만 장쩌민(江澤民) 주석도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국의 새 지도부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중국 CCTV를 통해 비친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강한 포옹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은 중국 지도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혈맹관계로 불리는 북한의 부탁을 들어주던 구세대들은 이미 죽거나 정치 일선에서 사라졌다.

만약 후 주석과 원 총리가 상호방위조약인 ‘북-중 우호 및 상호원조조약’을 고수하려고 한다면 대부분의 중국인은 이를 못마땅한 과거의 유물로 생각할 것이다.

궁금한 점은 (북한에 대해) 아무런 역사적 부채가 없는 후 주석과 원 총리가 벼랑 끝 핵 전술을 사용하는 동맹과 거리를 두지 않음으로써 워싱턴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 것이냐는 것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적절한 답은 중국이 미국의 대(對)대만 무기 판매를 막기 위해 평양을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중국이 주최하는 6자회담의 성과에 대한 미국의 회의론을 잘못 읽은 것이다. 6자회담은 2차례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전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베이징 방문 때 중국이 6자회담을 비롯한 모든 현안을 대만 문제와 연계시키려고 시도한 것은 평판만 나쁘게 만들 뿐이다.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어 문제 해결에 나설 때에만 미-중 관계가 궁극적으로 도약할 것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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