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日 “北核 6자회담 돌파구 기대”

  • 입력 2004년 4월 19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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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01년 1월 경제관료들을 대거 이끌고 상하이를 방문해 전화 관련 부품 생산공장에서 회사관계자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김 위원장.  -동아일보 자료사진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01년 1월 경제관료들을 대거 이끌고 상하이를 방문해 전화 관련 부품 생산공장에서 회사관계자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김 위원장. -동아일보 자료사진션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은 19일 현재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극비 중국방문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근무를 하지 않는 주말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이번 방중이 난항을 겪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정부의 공식 반응은 18일이 일요일이어서 나오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자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한 외신을 재인용하는 수준으로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정체 상태에 빠진 북핵 프로그램 해체에 관한 협상에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19일 인터넷판에 김 위원장의 방문을 외신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과 NBC 등 미국 TV들도 대부분 독자적인 취재 기사 대신 외신 기사를 내보냈다.

AP통신은 중국이 핵 프로그램에 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듣고 싶어 할 것으로 보이며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정작 김 위원장이 체류 중인 중국은 언론마저 방문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북한 뉴스를 전하면서 방문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60여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한 문화행사가 펼쳐졌다는 소식만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비공개리에 방문하는 만큼 당의 보도 지침이 떨어져야 보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일본 정부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6자회담과 북-일교섭 재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특히 이들 현안은 북한의 권력구조상 김 위원장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지는 중국 정부의 ‘설득 강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19일 “국제사회가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핵개발 계획의 완전포기”라며 “중국 정부가 이런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과 북-일교섭이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엔 아무 변화가 없다”면서 “북한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중국으로부터 식량 및 에너지 지원을 약속받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교도통신은 중국이 북한의 경제개혁을 돕기 위해 식량지원 이외에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러시아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북한 방문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지만 북한과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이상 제3국이 논평하는 것은 외교관례상 어렵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와 노보스티 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서울발로 논평 없이 짤막하게 전했다.

이즈베스티야 등 주요 일간지는 조간신문 제작이 마감된 후에야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이 들어와 지면에 반영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중 정상회담의 상세한 내용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3차 북핵 6자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를 지낸 발레리 데니소프 모스크바국제관계대 교수는 “북핵 회담은 어차피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 후에 갑작스러운 돌파구가 열린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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