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동맹 이상기류]美, ‘한국軍 자체경비’ 강조할듯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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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이어 한국과 미국간에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를 마무리짓기 위한 양측 군당국간의 실무협의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SCM에서 “파병 문제는 한국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나 후속 협의에선 미국이 원하는 파병부대의 규모와 성격, 시기, 지역 등에 관해 분명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우선 이라크의 치안유지를 맡을 부대의 파병을 거듭 요구, 이라크의 특정지역을 맡아 재건활동에 주력할 비전투병을 파병하겠다는 한국측 파병안과 다른 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방부는 예상하고 있다.

SCM에 앞서 15일 열린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 미국은 한국이 비전투병을 보낼 경우 현지 미군이 경호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자체적으로 경비를 책임질 수 있는 규모의 전투병을 한국이 파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국정부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해 일단 ‘3000명 이내 파병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이 같은 규모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엔 미치지 못하는 만큼 파병부대의 편성에서 한국이 성의를 보일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3000명 선’을 초과하는 규모의 파병을 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최대한 설득하는 한편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비율을 달리한 복수 카드를 마련, 미국측의 선택을 유도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파병 성격과 규모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엔 가급적 전투병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파병시기는 추가 현지조사와 국회 동의절차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이 요청한 내년 2월은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전투병 비전투병의 비율이 1 대 1이니 하는 얘기는 비전문가들의 추정일 뿐이며 파병임무와 지역이 결정되면 국방부가 전담해서 부대를 편성할 것”이라며 “미측이 현재 다소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도, 향후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한다”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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