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핵 한미관계에 광복의 빛을

  • 입력 2003년 8월 14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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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쉰여덟 돌을 맞는다. 국민 모두 나라를 빼앗겼다가 되찾은 아픔과 환희를 되새기면서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국가를 만들어 보자는 다짐을 하는 날이 오늘이다. 광복절을 제대로 기념하려면 국내외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앞에 닥친 과제 가운데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는 광복절 아침 모두가 함께 그 해법을 생각해야 할 중대 현안이다. 북핵은 한반도 주변 4강이 개입한 국제 문제가 됐다. 용산기지 이전, 미2사단 이동배치 등 안보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소용돌이’를 앞두고 있는 시점의 한미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두 현안의 해법에 따라 우리가 운명의 개척자가 되느냐, 외세에 밀려 또다시 역사의 종속변수가 되느냐가 갈라진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회담이 성사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6개국간의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27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은 ‘6인 6색’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의 강경자세는 전망을 어둡게 한다. 북한은 ‘불가침조약 체결과 미국의 적대시 정책 전환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미국이 변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위협까지 했다. 미국이나 북한이 양보하지 않는 한 충돌로 치달을 수도 있는 국면이다.

해법은 6자의 중론이 어느 쪽으로 모아지느냐에 달려있다. 한미일의 공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조율이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것이다. 한미간의 북핵 공조는 미군 재배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론결집이다. 여론이 갈라지면 정부가 당당하게 대응할 수 없다. 북한 동포에 대한 동정도 필요하지만 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앞서야 한다. 국론분열은 북한의 오판을 부를 뿐이다. 한미관계에 불필요한 손상을 입히는 행동 또한 자제해야 한다.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려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의지와 함께 그에 걸맞은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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