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세계]‘北核해법 찾기’ 릴레이 정상회담

  • 입력 2003년 5월 22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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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관련국들의 정상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북핵 문제 관련국 정상들은 다음달 초까지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법을 조율한다.

이는 지난해 말 북핵 위기가 본격화된 뒤 처음으로 관련국 정상들이 돌아가며 1 대 1로 만나는 교차회담이라는 점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지난주 한미정상회담으로 점화된 북핵 관련 정상외교는 2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회담으로 이어진다.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만나는 미일 정상은 한미 정상이 이미 합의한 ‘외교적 해결에 주력하되 (한반도 안정에 대한 위협 증대시) 추가 조치 강구’라는 틀을 재확인하면서 한발 더 나아가 경제제재, 해상 봉쇄 등 추가 조치의 윤곽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다. 이어 3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건립 300주년 기념행사에 러시아 미국 일본 중국 정상이 참석한다. 이날 하루에 미중, 미-러, 중일, 러-일 등 정상회담이 숨가쁘게 열린다.

네 정상은 6월 1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다시 만난다. 선진7개국 및 러시아(G-8) 정상회담 및 이에 때맞춰 열리는 비공식 남북회의에 참석하는 것.

이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6월 8일 한일정상회담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또 7월 중 중국을, 8월 중 러시아를 방문하는 일정을 협의 중이다.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이 이번 릴레이식 연쇄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는 다자틀을 통해 다룬다’는 원칙에 대한 국제 합의 도출을 최대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협상에 주력하되 추가조치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한미간 합의에 대한 동의 또는 이해를 구하는 것을 기본 목표치로 삼으면서, 국가별로 합의 수준의 높낮이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정상들간에 대북 제재조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처리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같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미-중-러간의 입장차가 아직 너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서로 운을 떼고 입장을 타진하는 정도에서 논의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참가하는 베이징(北京) 3자회담의 후속 회담은 6월 초 연쇄 정상회담과 이 무렵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가 끝나면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변수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6월 말 이전에 제2차 3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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