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수난시대…한광옥 구속이어 김홍일 최재승까지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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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나라종금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14일 구속 수감된 데 이어 DJ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수뢰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어 액운이 겹치고 있다.

김홍일 의원이 사법처리될 경우 구속 수감중인 차남 홍업(弘業)씨와 집행유예로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간 3남 홍걸(弘傑)씨 등 DJ의 세 아들이 모두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되는 셈이다.

동교동계 핵심인 최재승(崔在昇) 의원도 석탄납품 로비 의혹 사건으로 형사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범동교동계인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한 최고위원의 경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는데 집권여당 대표를 지낸 분을 시정잡배처럼 취급한다는 모멸감을 느낀다”며 “(동교동계에 대한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교동계 인사의 잇따른 사법처리는 당내 신당 논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도파의 한 중진 의원은 “동교동계의 잇따른 비리연루의혹으로 민주당 사수파가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을 지키자’고 말하기 어색한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동교동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DJ의 건강 이상 징후로 가뜩이나 신경들이 곤두서 있는데 동교동계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와 당내 신당 추진파의 ‘인적 청산’ 주장까지 겹쳐 동교동계는 초상집”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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