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위탁가공업으로 수익” 81%…무협, 업체 70곳 설문

  • 입력 2002년 8월 13일 18시 18분


남북간 교역이 대북(對北) 위탁가공업 중심으로 점차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에 원부자재를 보내 위탁 가공한 후 완제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대북 위탁가공업체의 81.5%가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

이같은 내용은 13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2년간 남북교역 실적(반입)이 있는 업체(282개사 중 70개사가 설문에 참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남북경협 사업실태’자료에서 나왔다.

▽대북 위탁가공업의 현주소〓‘국산 원부자재를 평양이나 남포에서 위탁가공하고 생산품은 다시 국내로 들여와 판매한다.’

대북 위탁가공업체의 현주소다. 북한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업체는 2.1%에 불과했다. 대부분 원가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섬유의류제품을 위탁생산해 국내의 대형 유통업체나 의류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납품한다. 주로 내수용.

응답업체의 82%가 북한에 5만∼50만달러의 기계설비를 투자했다. 평양과 남포는 전력 등 생산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데다 인천∼남포간 컨테이너선박이 정기 운항하고 있어 위탁생산지역으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생산원가도 싸게 먹힌다. 남한에서의 생산원가(재료비+노무비 등)를 100으로 잡을 때 북한의 생산원가는 75.4로 중국(77.5)보다도 낮았다. 북한 노동력의 질적 수준은 높았다.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우수하다고 응답한 업체가 61%, 남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11%에 달해 대부분 북한 노동자의 작업 성과에 만족했다.

▽사업환경은 여전히 불안하다〓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대북 위탁가공업체들은 우선 북한 근로자에 대한 기술 지도와 검사 등 품질 관리가 어려워 불량발생률이 높다고 털어놓는다(33.8%). 비싼 물류운송비(32.5%)와 납기 지연 및 자재 손실(21.3%)도 대표적인 애로 요인. 응답업체의 63%가 수요업체로부터 납기 지연과 품질 불량 등으로 클레임을 당했다고 밝혔다.

절반 가량의 업체는 중개알선료 등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들어가는 부대비용으로 적게는 1만달러, 많게는 10만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대북교역이 제3국을 통한 간접교역이기 때문이다.무역협회 김춘식 남북교역팀장은 “남북교역을 활성화하려면 남북 당국간 접촉을 통해 철도 및 도로연결, 직접 통신망 개설,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등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