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美관계 현실적 해법 찾아야

  • 입력 2002년 2월 7일 19시 04분


한미(韓美)관계에 생긴 틈새가 급기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양국의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친서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어떤 경우라도 양국 동맹관계가 훼손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그러자면 두 나라 모두 감정적 대응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자신의 주장과 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주장을 냉정히 분석하면서 대응하는 이성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우리는 우선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동기를 규명하고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예측하면서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이 급하다. 9·11테러사건 이후 미국 대외정책의 틀이 크게 달라진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의 세계질서 주도는 엄연한 현실인 만큼 우리의 국익도 그와 상관관계에 있다는 점을 항상 유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만 흥분해 격앙된 목소리를 내면 결코 이득이 될 일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6일 여권의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나온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은 정말 듣기에 민망하다. “(부시 대통령은) 무기를 팔아먹으려고 온다” “절대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비록 비공개회의에서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국회의원의 생각치고는 지나치게 속 좁고 융통성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일부 의원들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아가 집단 항의한 것도 세련된 자세는 아니다.

미국과의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되어 있다. 두 나라는 이 같은 필연적인 동맹관계 속에서 공통된 이익과 가치를 최대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도 자신의 국익만 강요해서는 안 되며 우리 또한 우리의 입장만 내세워서도 안 된다. 서로가 현실적이고도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공통의 목표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추구할 수 있다.

한미 관계가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아래 ‘바라만 보는 외교’를 해서는 곤란하다. 철저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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