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아리랑축전 연계 배경-문제점

  • 입력 2002년 1월 25일 18시 57분


정부가 월드컵대회와 북한의 ‘아리랑축전’ 연계관광을 논의하기 위해 대북접촉을 제의키로 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연계관광 검토 배경〓정부 당국은 연계관광 추진논리 중 하나로 월드컵에 보다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남북교류를 통해 전 세계에 긴장완화의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환갑(2월16일)과 한미정상회담(2월19∼21일) 등 한반도 주변정세에 영향을 미칠 주요변수들이 상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도 서둘러서 뭔가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조급함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북한이 먼저 현대아산 김윤규(金潤圭) 사장에게 아리랑축전 기간 중 육로관광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점도 연계관광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정부의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연계관광 방안〓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 중 하나는 북한이 현대를 통해 간접 제안해 온 금강산∼원산∼평양간 육로를 통한 관광. 또 다른 방안은 경의선 철도연결을 완료한 뒤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것이지만 시간이 촉박해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경의선 연결은 북한의 특성상 지도자(김정일 위원장)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기는 하지만 경의선 구간 지뢰 제거 및 복구에는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제점〓과연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몰릴지가 의문점이다. 금강산 관광비(40여만원)와 행사관람료(50∼300달러·약 6만5000∼39만원), 북한 내 이동경비 및 숙박비 등을 포함할 경우 많게는 1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관광비용부터가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더 큰 문제는 아리랑축전을 준비하는 북한측 의도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 평양에서 개최한 8·15 민족통일대축전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에서 남측 관광객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청을 해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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