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협상]신규토지 매입 지자체등과 마찰예상

  • 입력 2001년 7월 18일 17시 54분


주한미군 기지 재조정을 위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 의 대체적 윤곽이 드러나면서 한미간의 협상도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4000여만평의 반환과 75만평의 '신규제공'을 골자로 한 이 계획은 미국측이 제시한 것으로 양국간 협상이 끝나지 않아 아직 유동적이다.


▽의미 = 이번 미군기지 재조정 계획은 닉슨 독트린 발표(1969년)에 따라 70년대 주한미군의 철수가 이뤄지면서 미군이 사용하던 4억3300여만평의 부지중 3억3200여만평을 1971∼77년 단계적으로 반환한 이후 최대 규모.

이 계획은 미국측이 △미군 기지의 효율화와 비용 절감 △미군 전력의 첨단화와 기동화 △사회 발전에 따른 한국민의 민원 급증 등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미군기지는 전국 96개소에 산재돼 효율적인 지휘통제에 어려움이 있었고, 30∼40년 이상 지난 노후 시설물들이 많아 미군 장병들의 복지에도 문제가 있었다. 또 미군기지에 의한 환경오염과 공군기지 및 훈련장 주변의 소음, 한국민의 재산권 침범 문제 등으로 반미감정의 주요인이 돼왔다.

이번 재조정 작업은 미 국방부 대변인이 밝힌대로 주한미군의 규모와 기능에 당분간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반도 통일환경이 성숙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주한미군의 위상과 기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를 일정 부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협상 경과와 미군기지 현황=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은 지난해 11월 미국측에 의해 제시돼 올 2월부터 양국간에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당초 제시된 LPP는 훈련장 기지 시설 등 부지 2000여만평을 반환하는 대신 기지 통폐합을 위해 한국측이 대규모 기지 주변의 600만평을 새로 매입, 공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번 계획은 반환부지가 배로 늘었고 신규 매입요청 부지도 대폭 줄었다는 측면에서 한국측의 요구가 많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주한미군 기지 및 훈련장은 총 96개 7440만평으로, 이번에 반환에 원칙적인 합의를 본 곳은 경기도 파주 동두천 포천의 훈련장 3곳(3900만평)과 기지 15곳(100여만평) 등 모두 18곳이다.

그러나 서울 용산 미8군기지(78만평)와 대표적인 민원지역이었던 경기도 화성군 매향리 쿠니사격장(720만평)은 반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점 및 전망 = 양국간에 최종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75만평의 신규토지 매입을 두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벌여야 한다. 그러나 이들 토지가 대부분 개발지역이고 사유지가 많아 해당 지자체 및 지역주민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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