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공조복원 어떻게]강창희·교섭단체문제 해결돼야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06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작년 ‘4·13’ 총선 직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운동’을 민주당측의 ‘얼굴없는 음모’라고 주장하고 공조파기를 선언한 지 9개월만에 ‘DJP 공조’가 회복됐다. 그러나 자민련의 집안사정은 예전같지 않다.

▽JP―강창희 담판 불발〓JP는 5일 강부총재를 만나 ‘부총재로서 당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대국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당부할 생각이었으나 강총재가 제주도로 피해버려 회동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JP는 이날 “조직원으로서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따르는 게 도리”라며 당무회의의 강부총재 제명결정까지 “존중한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정진석(鄭鎭碩) 정우택(鄭宇澤)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이재선(李在善)정책위의장과 JP를 찾아가 강부총재와의 ‘화해’를 요청했다.

정진석의원은 이 자리에서 “감정적 제재조치는 재고돼야 한다”고 주문한 뒤 “기형적이고 과도적인 총재권한대행 체제로는 더이상 안된다”며 당풍쇄신까지 건의했다. JP는 고개만 끄덕였다.

▽교섭단체 만들기 ‘제3의 길’〓강부총재의 이탈로 자민련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이나 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의 도장을 받아서라도 교섭단체 등록을 마치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의원은 ‘의원 꿔주기’ 사태에 대해 비판적이고, 한의원도 이렇다할 의사 표시를 하지 않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JP회견〓JP는 이날 민주당에서 이적한 의원 3명의 입당 환영식에 참석한 뒤 오랜만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문답요지.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은….

“그런 일은 없다. 우리 당은 우리가 할 일을 할 것이다.”

강창희부총재가 계속 ‘의원 꿔오기’에 반발하고 있는데….

“내가 일전에 ‘조반역리(造反逆理)’라는 휘호를 쓰지 않았느냐. 대세와 순리를 거스르면 안된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의 비난에 대해서는….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은 96년 12월 우리 당 의원 세 사람을 데려갔다. 그 때 이회창(李會昌)씨는 신한국당 고문을 맡고 있었다. (이번엔) 같이 정권을 세운 여당끼리 그런 결정(의원 꿔주기)를 한 것인데도 말이 많다. 한나라당 의원을 빼왔으면 큰 일이 날 뻔 했다.”

―교섭단체 등록이 무산됐는데….

“교섭단체는 언제 만들어도 만들 것이다. 이번에 세 분이 온 것도 그렇게 하려고 한 것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세 분의 나이 모두 50을 넘었다. 50이면 지천명(知天命)이다. 결국 자기 소신을 갖고 선택을 하는 거다. 남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처칠과 같은 세계적 지도자도 당적을 옮기곤 했다.”

―(국회법 개정 등을 위해) 이총재와 만날 것인가.

“(큰 소리로) 안 만난다.”

―YS와는 만날 생각이 있는가.

“한번 만나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없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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