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라고?

  • 입력 2000년 5월 7일 14시 10분


“학교의 주인은 누구?”

이사장? 땡! 교장? 땡! 그럼….학생? 딩…동댕!

‘학생’이란 답이 선뜻 안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이 학교운영·선도규정 제정 등에 전혀 참가하고 있지 않는 교육 현실을 볼 때 당연한 결과다.

시민단체에선 처음으로 참교육학부모회(대표 윤지희)가 '학생이 주인되는 학교만들기'운동에 나섰다. 참교육학부모회는 모든 교육 문제의 원인이 학생이 학교의 주인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찾는다. 참교육학부모회 측은 “학생이 학교를 항상 탈출하고 싶은 공간으로 느끼고, 체벌로 인해 교사와 학생간의 불신만 커지는 상황들의 원인은 결국 학생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학교 체제가 미비한데 있다"고 보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학생이 주인되는 학교만들기’를 위해 ▽학생선도규정을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만들기▽학교자치위원회 구성▽학급회의 일상화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회 대표 참여▽직선제를 통한 학생회 구성▽학생 자치활동 지원을 위한 학생지원비 확보▽학교상담실 활성화 등을 제안한다.

특히 ‘학교 상담실’ 활성화는 선행되어야 할 과제. 이미 3기 학부모상담원을 배출한 참교육 학부모회는 ‘청소년 상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학교 상담실은 잘못한 학생들의 ‘반성문을 쓰는 곳’ 역할만을 해왔다. 상담실 분위기 개선·전문상담교사 배치·철저한 비밀보장 등으로 상담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 측은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여러 제반 조건들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재정확보는 물론이고 학부모·학교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학생들의 주인의식이 필수”라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는 ‘학생이 주인되는 학교만들기’를 위한 그 첫번째 접근으로 오는 5월 27일 민주적 ‘학생생활규정’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갖는다. 전교조·청소년단체연합·한국교육연구소와 함께 갖는 이번 토론회는 ‘학생이 주인되는 학교만들기’운동의 시작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희정/동아닷컴기자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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