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급 인사/특징-의미]조직쇄신 초점…지역안배 신경

  • 입력 1999년 6월 6일 19시 25분


6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검찰조직의 쇄신’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동기인 사시 8회 출신 7명의 사퇴문제는 진통을 거듭한 끝에 모두 사퇴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때문에 당초 1명 정도 고검장 승진이 예상되던 사시 11회 출신 중에서 3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이변이 생겼다.

이번 인사에서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과 박검찰총장은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로 ‘조직의 세대교체’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법무부의 구상은 최경원(崔慶元)법무차관과 김수장(金壽長)서울지검장 등 2명은 잔류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재신(李載侁)수원지검장이 “지난 정권에서도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다”며 “이번 인사는 원칙과 순리에 따른 인사가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해 진통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김장관과 박총장이 만나 8회 출신을 모두 퇴진시키기로 하고 김장관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조직의 쇄신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불가피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

이 때문에 검찰 인사구도가 당초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먼저 사시 11회 출신 3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바람에 서울지검장에 유력하게 거론된 이명재(李明載)대검중수부장 진형구(秦炯九)공안부장과 김경한(金慶漢)법무부 교정국장이 일선고검장과 법무차관 등 고검장급으로 직행했다.

‘검찰의 꽃’이라는 서울지검장은 호남 출신인 임휘윤(任彙潤)대검 강력부장에게, 대검 중수부장은 경남 출신인 이종찬(李鍾燦)전주지검장 등 사시 12회 출신에게로 넘어갔다.

이와 함께 검사장 신규 승진은 13∼15회까지 3개 기수에 걸쳐 나왔다. 이중 동기가 15명인 사시 15회 출신은 8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기수에서 8명이나 승진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지만 나중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검사장이 맡아온 법무부 교정국장직을 교정직에 넘겨준 점도 특기할 사항.

한편 검사장급 이상 간부 40명 중 호남 출신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5명을 포함해 모두 11명(김태정장관 제외)이다. 이는 새 정부 초기의 9명에서 2명이 늘어난 것.

호남 출신 신규승진자는 전체 13명 중 5명이다. 이에 따른 비판여론을 의식해 검찰국장 대검중수부장 등 요직에 K1(경기고) 출신과 부산 경남(PK) 출신을 배려했다는 후문.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장 승진대상인 사시 15회 출신 15명 중 9명이 호남 출신이어서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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