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착공 1년]800여명 방북…韓美日 비용분담 난항

  • 입력 1998년 8월 18일 18시 56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제공할 경수로의 부지준비공사가 함경남도 금호지구에서 착공된지 19일로 만 1년이 된다.

북한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된 대북경수로사업은 대북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그 가치와 기능을 인정받아 왔다.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수로사업은 ‘남과 북이 1대1로 해서 안될 때에는 한국을 비롯한 몇몇 관련국이 컨소시엄 형태의 국제기구를 만들어 북한의 문을 두드리면 열린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KEDO식 대북접근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KEDO는 그동안 4천5백만 달러의 사업비를 들여 경수로 공사인력이 이용할 숙소 식당 사무실 도로 통신 등 기반시설 및 경수로가 들어설 부지의 정지(整地)작업을 해 왔다. 그동안 연인원 8백여명의 우리측 기술자와 근로자가 현장을 방문했고 지금도 우리 근로자 1백50여명과 북한측 1백여명이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우리 근로자들은 위성 TV수신장치를 통해 국내방송도 시청하고 가족들과의 전화 통화도 자유롭게 하고 있다.

경수로 사업 추진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지만 역시 경수로 사업비의 조달이 가장 큰 문제로 남아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은 최근 △한국이 총공사비 46억달러의 70%를 부담하고 △일본이 10억달러 상당을 엔화로 내며 △미국이 나머지 부족분을 조달하는데 지도적 역할을 한다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한국과 일본이 공사비를 제때에 낼 수 있을 것인지, 미국이 부족분을 제대로 부담하려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약속한 2003년까지 경수로가 완공될지는 미지수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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