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本報설문]서울 「與 초강세」-경기 「안개속」

  • 입력 1998년 5월 8일 19시 39분


서울시장 및 경기지사 선거의 후보자별 지지도를 물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여당후보의 초강세’로 정리할 수 있다.

여당인 국민회의의 고건(高建)서울시장후보는 무려 절반에 가까운 47.9%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후보도 34.4%로 수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시장선거의 경우 고건후보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후보간 30% 가까운 지지율 격차는 한달도 남지 않은 선거전에서 쉽게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R&R측의 분석.

특히 고후보 지지도가 서울유권자들의 국민회의 지지율(39.6%)과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의 김대중(金大中)후보 지지도(44.9%)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 고후보에게는 ‘청신호’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기지사선거의 경우 임후보와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간 격차가 12.9%에 불과한데다 ‘환란공방’이 ‘임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 아직 결과를 예측키 힘든 상태.

‘여당후보의 강세’는 국민회의후보들의 경력이나 인지도가 한나라당후보들보다 높은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민심’이 지난해 대선을 계기로 한나라당에서 국민회의로 옮아갔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96년 ‘4·11’총선의 경우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초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제실정에 따라 IMF시대로 접어든 시점에서 치른 지난해말 대선에서 서울과 경기지역 유권자들은 김대중후보를 택했다.

당시 김후보가 얻은 지지율(서울 44.9%, 경기 39.2%)이 이번 조사에서의 국민회의 지지도(서울 39.6%, 경기 40.0%)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한나라당이나 한나라당 후보들이 얻은 지지율은 지난 ‘4·11’총선은 물론 지난해 대선에서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얻은 지지율에 훨씬 미달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경제실정 끝에 정권을 잃은데다 그 이후 보여준 정치적 행보가 아직 유권자들로부터 호의적인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는 서울에서 9.1%, 경기에서 11.0%로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점들로 볼 때 여권이 이번 수도권 지방선거를 매우 유리한 입장에서 치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모름 무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모름 무응답’의 경우 경기지역이 42.1%로 서울지역 33.4%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기지사선거가 ‘아직은 안개속’임을 시사한다.

특히 경기지역의 경우 국민회의보다는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대구 경북출신 유권자의 53.0%가 ‘모름 무응답’으로 답변, 선거전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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