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날/金대통령의 언론관]

  • 입력 1998년 4월 7일 19시 30분


“나도 개인적으로 신문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당하기도 해 때로는 속으로 화도 나고 어떻게 해볼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6일 신문의 날 기념리셉션에서 한 말이다.

김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만큼이나 김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도 기구하다. 어두웠던 시절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자가 권력의 강압으로 언론에서 자취를 감춘 적도 있었다. 그 시절 그는 익명의 ‘재야인사’였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언론의 끊임없는 관심이 그가 야권의 중심축으로 건재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는 과거 언론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수혜자였다.

청년시절 신문사를 운영하고 정치입문 후 세차례나 정당 대변인을 지낸 김대통령 자신이 누구보다 이를 잘 안다. 자신의 실상뿐만 아니라 허상까지 모두 언론에 의해 국민에게 각인됐음을 분명히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가능한 한 언론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다.

하지만 그도 한때 자신을 지나치게 그리고 부당하게 매도한다고 생각한 한 언론매체에 대해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판단, 정치생명을 걸고 공개적으로 ‘편파보도’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그는 그러나 “그런 언론이 있었기에 이 정도 민주주의라도 됐다”며 모든 언론에 감사를 표하고 “비판없는 찬양보다는 우정있는 비판”을 당부했다. 이 말에는 그의 진심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다음 바로 “지금은 위기이니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점에서 문맥상 ‘비판’보다는 ‘우정’에 더 무게가 느껴진다.

아직 김대통령의 언론관은 건강해 보인다. 다만 몇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때로는 ‘귀가 엷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호의적인 언론보도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때로는 언론보도와 바닥여론을 구분하면서 비판적인 언론보도를 비켜가기도 한다. 또 국내언론보다는 외국언론에 더욱 민감한 편이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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