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표정]「동수 특위」입씨름…협상 무산

  • 입력 1997년 7월 30일 20시 56분


임시국회 폐회일인 30일에도 여야 3당이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와 정치개혁특위의 여야동수구성문제로 공방을 벌이는 바람에 어수선했다. ○…여야 3당 총무들은 이날 낮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 주선으로 회담을 갖고 18인 이내의 특위 구성에 의견을 같이했으나 국민회의가 의원총회를 긴급 소집, 이를 뒤집는 바람에 본회의는 장시간 공전됐다. 신한국당 朴熺太(박희태), 국민회의 朴相千(박상천), 자민련 李廷武(이정무)원내총무는 김의장 주선으로 의장실에서 회담을 갖고 정치관계특위 구성과 민생법안 처리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3당 총무들은 정치관계특위 구성방식을 놓고 막판 절충을 시도, 18인 이내로 특위를 구성하는 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키로 잠정 합의했다. 또 통합선거법 정치자금법 중앙선관위법 정당법 등 4개 법안을 정치관계특위심의대상으로 선정하고 특위 구성방식에 대해선 김의장과 3당 대표간 협의를 거쳐 내달 7일까지 확정키로 하는 등 일단 순항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접근에도 불구,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이 동수특위가 전제되지 않는한 동의안 상정은 물론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응할 수 없다며 총무협상 결과를 추인하지 않는 바람에 사태는 원점으로 회귀했다. ○…신한국당은 임시국회 회기를 넘기더라도 야당의 「여야 동수 특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박희태총무는 『야당이 아무리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는다 해도 당의 방침은 확고부동하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를 넘긴다면 8월초에 다시 국회를 소집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물러서지 않을 뜻을 밝혔다. 鄭義和(정의화)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야당이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민생법안과 개혁입법 등은 뒷전으로 미루고 고위직인 국회의원 3급 보좌관제 신설을 다시 요구하는 등 잿밥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야당의 정치개혁법안 내용을 꼬투리잡았다. 한 고위당직자는 『야당은 정국의 화두(話頭)가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에서 정치개혁쪽으로 옮겨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회의는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30일 오후 1시반 원내총무실에서 의원간담회를 열어 여당측이 제시한 타협안을 놓고 대책을 숙의했다. 먼저 박상천총무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청남대에 휴가중이어서 신한국당 박희태총무가 8월7일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총무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이것은 시간을 끌기위한 속임수다』 『8월7일까지 정치개혁특위 여야동수 구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때 가서 다시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 『오늘 밀어붙이면 동수구성을 받아낼 수 있다』며 일제히 강경론을 개진했다. 이 가운데 박상천총무와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약간의 소란도 발생했다. 의원들의 분위기가 강경론으로 흐르자 박총무는 결국 『여야 동수를 받아내지 못하면 민생법안도 오늘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의원들을 4개조로 나눠 저지조를 구성하는 등 일전불사(一戰不辭)태세에 돌입했다. ○…자민련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신한국당측이 제시한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은 뒤 여당 강행처리 저지를 결의했다. 金許男(김허남)의원 등은 『과거에도 각서까지 써놓고 뒤엎은 여당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여야동수 특위구성 관철을 주장했고 다른 의원들도 한결같이 강경론을 펴며 가세했다. 〈박제균·윤영찬·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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