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이후 전망]깨진 영호남 구도…곳곳에 변수

  • 입력 1997년 7월 22일 08시 09분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고문이 21일 대통령후보로 선출됨으로써 여야 3당의 대통령선거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오는 12월18일 제15대 대통령선거일까지 1백50일. 정치권의 대선을 향한 대장정이 새로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것이다. 이제 정국의 주무대도 신한국당 내부에서 여야관계로 옮아가게 됐다. 아직 대선구도는 완전히 틀을 갖추지 못했으나 우선 여권을 보면 정치경력 1년6개월인 이고문이 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됨으로써 여권내부의 유동성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60대인 이회창후보의 탄생을 연령적 세대교체라고는 할 수 없어도 「정치신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후보 진영은 눈앞에 대선을 앞두고 있어 가능한한 모든 세력을 껴안으려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변화의 물결을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26 직후 과도기의 崔圭夏(최규하)대통령을 제외하고 지난 61년 5.16이후 36년만에 여당에서 비영남권 대통령후보가 선출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또 여당 사상 처음인 탓도 있지만 경선과정에서 끊이지 않았던 불공정경선 논란과 그에 따라 심화된 다른 경선후보 진영의 「반(反) 이회창」 정서도 순탄치 않은 신한국당의 전도를 예고하고 있다. 만약 불공정경선 논란이 재연 또는 가열될 경우 여권내부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부분적으로나마 대선전 정계개편의 동인을 제공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고지를 선점한 이후보가 유리한 입장에 있다. 3김(金)청산 분위기에 바탕한 정치권쇄신 기류가 거세질 경우엔 이후보가 정치권변화의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문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이후보의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정치권의 생리상 여권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후보 쪽으로 이동하면서 권력변동기의 마찰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만간 단행될당정개편이시금석이될 것이다. 따라서 이후보와 金大中(김대중·DJ)국민회의후보 金鍾泌(김종필·JP)자민련후보 등 현재 여야3당의 대선후보구도가 오는 12월 대선때까지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도 이회창후보의 탄생으로 지역기반이 같은 JP가 심각한 정치적 위기감 속에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받을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JP의 선택은 크게 두 갈래일 것으로 추정된다. 오랫동안 추진해온 DJP후보단일화 또는 여권의 이탈세력과 보수대연합 추진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이회창후보와 DJP단일후보의 맞대결구도를 상정하는 것은 아직 이른 것 같다. 현재 유력한 대선후보 중 영남권 출신이 없다는 점과 가변적인 정국상황이 맞물릴 경우 영남표를 겨냥한 또다른 후보, 이른바 「제4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당대회 직전 경선의 민주성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경선후보를 사퇴한 朴燦鍾(박찬종)고문과 「반 이회창」 성향이 가장 강한 이수성후보의 독자행보설이 정치권에 무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후보의 탄생으로 현재 여야간에 진행중인 정치개혁협상은 다소 발걸음을 빨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달라지는 선거문화 또한 대선가도에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한국당의 경선전에서 이미 TV토론의 위력은 상당부분 입증됐다. 정치개혁협상과는 별개로 대선체제를 일찍 갖추고 기다려온 야권은 이회창후보에 대한 집중공격을 개시할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향후 대선을 겨냥한 치열한 여야공방과 정치권의 내부적인 변화움직임이 교차하면서 계속 소용돌이가 일 것이다. 〈임채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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