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후보들 발길]『「2등 싸움」 밤이 짧다』

  • 입력 1997년 7월 20일 20시 44분


4인후보 “뭉쳤습니다”
4인후보 “뭉쳤습니다”
초읽기에 들어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가장 큰 막판 변수는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 金德龍(김덕룡) 李仁濟(이인제)후보 등 2위권 그룹 4명의 각축전이다. 경선 막바지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한계 범위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이 1차투표까지 각각 제 갈 길을 갈 것인가, 그럴 경우 1차투표 2위는 누구일까, 또 누가 2위를 했을 때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가장 득표력이 높을까. 이들은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20일까지도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각자 자기 중심의 연대를 고집해 경선 전 연대는 무산됐다. 다만 이한동 이수성 김덕룡 이인제후보 등 4인 사이에 1차투표 2위 득표자를 결선투표에서 밀어주기로 합의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경선 전 후보단일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반(反) 李會昌(이회창)」 정서를 보다 확고히 강화했다는 점에서 대의원들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2위권 후보 모두 선두인 이회창후보를 따라잡기 위한 경선 전 연대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은 경선에 임하는 자세와 목표, 그리고 경선후 행보에 대한 구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인제후보는 내심 「차차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김덕룡후보도 「3김(金) 시대」 이후의 정치적 청사진까지 그려놓고 「완주(完走)」를 선언한지 이미 오래다. 캠프구성원의 성향이 다양한 이수성후보의 경우엔 내부의견 집약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후보 자신도 경선후 행보에 대해 다각적인 구상을 하는 듯하다. 이한동후보는 경선후 행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한 것 같지 않다. 따라서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1차투표 2위 후보에 대한 2위권 후보들의 밀어주기도 1위 후보와의 「득표율차이」 「2위 후보가 누구냐」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우선 「득표율차이」가 클 경우 대의원들이 반드시 이들 4인 연대에 따를 것인지는 미지수다. 즉 2위 득표자에 대한 자신의 호(好) 불호(不好)에 따라 산표(散票)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2위 후보와의 역학관계나 인간관계에 따라 밀어주기 대열에서 이탈하는 대의원들도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2위권 후보 4명은 각자 나름대로의 세분석을 근거로 1차투표에서 자신의 2위 차지를 장담한다. 이한동후보는 현정권 출범 후 소외감을 느껴온 민정계 대의원들의 「소리없는 반란」에 기대를 건다. 이후보 진영은 『전체 대의원중 45∼50%에 이르는 민정계 대의원들 중 상당수가 피해의식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속내를 밝히지 않았다』며 전당대회장에서의 「이변(異變)」을 자신한다. 이수성후보는 부동층의 상당수가 민주계 대의원들이라며 이들은 결국 「김심(金心)」에 가장 근접해 있는 자신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 또 경선출마를 포기한 朴燦鍾(박찬종)고문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이 같은 영남권출신인 자신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2위권 후보 중 가장 많은 지구당위원장을 확보하고 있는 김덕룡후보는 결국 여당의 경선은 조직표가 좌우할 것이라며 2위를 확신한다. 김후보는 실제로 경선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조직표의 위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무척 고무돼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높은 국민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이인제후보는 부동층 대의원들이 본선경쟁력을 중시하리라는 점과 조직표에 의해 다소 주춤하던 「바람」이 전당대회 당일 재연될 것을 기대한다. 1차투표 2위 후보를 밀어주기로 한 4자합의가 계속 유효하다면 누가 2위를 하든 결선투표 전 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4인의 득표력이 고스란히 산술적으로 합산되고, 그 연대의 힘으로 역전극을 펼쳐 보일 수 있느냐가 전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다. 〈임채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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