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反李진영 정면충돌 태세]與경선 끝내 파국으로…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18분


지금 신한국당은 李會昌(이회창)대표 진영과 「반(反)이대표」 진영이 어느 쪽도 물러서기 어려운 외길에서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누고있는 형국이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양측은 끝내 신한국당을 파국으로 몰고 갈 「진검승부」를 벌일 것인가. 결전의 시한은 26일. 「반이대표」 진영이 이대표의 대표직사퇴 시한으로 정해 통첩한 날이다. 그때까지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가 칼을 거두는 극적 반전이 없는 한 신한국당내엔 거센 파열음이 일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양 진영 모두 상처를 입고 일단 각자 제 갈 길을 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진영의 극한대치는 유동적인 당내 사정과 각 진영의 서로 다른 계산법에서 기인한다. 우선 경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이대표로서는 보다 확고하게 대세를 굳힐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이대표 진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당대회 1차투표에서 결판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세를 키우는 것이다. 한편 당장 선두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경선주자가 없는 「반이대표」 진영의 전략은 물론 이대표가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대표에 대한 대의원 지지율을 30%선에 묶어놓기 위해 경선의 공정성 보장을 위한 대표직사퇴를 명분으로 이대표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다. 이대표 진영이나 「반이대표」 진영이나 「임전불퇴(臨戰不退)」의 전의(戰意)를 불태우고 있는 것은 각자 집안단속을 위한 고려도 작용하고 있다. 보다 초조한 쪽은 인적 구성이 복잡하고 그만큼 결속력이 약한 「반이대표」 진영이다. 「반이대표」 진영의 중심세력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지도부는 이대표 진영이 조직적 음성적으로 정발협을 흔들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대표 진영의 「버티기」 또한 경선구도가 「이대표 대 반이대표」로 양분되는 것이 꼭 실(失)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양진영의 힘겨루기가 결국 파국을 몰고 올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정치권의 생리상 벼랑끝 타협과 절충의 여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존재한다. 이미 양진영간에 파국을 면하기 위한 막후접촉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대표가 25일로 예정됐던 지방방문을 연기한 것이나 27일 경선출마 공식선언을 통해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일종의 유화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이대표가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전격적으로 대표직사퇴를 선언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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