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임시국회 수용검토]『門은 연다만…』걱정 태산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신한국당이 임시국회를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전에 소집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더이상 미적거리다간 명분싸움에서 야권에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산적한 정치현안과 민생현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는 여론을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정치개혁특위의 여야동수구성 요구까지 철회하면서 무조건 국회를 열자고 제의함으로써 신한국당의 「퇴로(退路)」를 막아버린 셈이 됐다. 그럼에도 신한국당 지도부는 임시국회 소집에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회가 열릴 경우 야당의 대대적인 정치공세가 불을 보듯 뻔하고 그럴 경우 아무래도 수세적인 입장이 될 신한국당으로서는 정국주도권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야권이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하고 있는 92년 대선자금문제와 경부고속철도 부실공사문제 등이 다시 이슈화할 경우 현재와 같이 어수선한 당 분위기에 비춰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신한국당 지도부는 자칫 국회라는 장(場)에서까지 적전분열(敵前分裂)양상이 노출될 경우 예상되는 정치적 파장도 두려워하고 있다. 만약 주요 현안과 관련한 의안에 대한 표결시 무더기 반란표가 나와 신한국당 지도부가 의도했던 대로 되지 않을 경우 그 파장은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수록 당내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게 당내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한국당 지도부가 「오는 30일 임시국회는 열되 7월1일부터 4일까지 총리국정보고와 3당대표 연설만 듣고 의사일정 협의과정에서 지연작전을 펴면서 전당대회(7월21일) 이후까지 버틴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7월5일부터 경선후보 합동연설회가 시작되는 만큼 야권도 일정 부분 양해해 주지 않겠느냐는 게 신한국당 지도부의 기대다. 한편 李會昌(이회창)대표 진영은 이대표가 오는 27일 경선출마 공식선언에 이어 대표연설이라는 마지막 「대표프리미엄」을 누리고 물러남으로써 「사퇴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대표직을 물러나면 그후 전당대회 때까지 국회운영에 따른 책임을 벗어버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같다. 야권도 「일단 문부터 열자」는 입장이지만 국정조사권 발동문제와 정치개혁특위 구성문제 등 선결과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열릴 경우 운영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야권이 신한국당 경선의 「김빼기」를 위한 파상공세를 끊임없이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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