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설명회 연기/정부반응]『반대급부 또 요구할까』걱정

  • 입력 1997년 1월 27일 20시 35분


[方炯南기자] 남북한 미국 중국의 4자회담을 위한 남북한과 미국의 3자설명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기한 정확한 배경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몇가지 정황에 의한 추정이 나올 뿐이다. 설명회 개최를 위한 그동안의 대미(對美)협상에서 북한은 끊임없이 대가를 요구했다. 대폭적인 경제제재완화와 대규모 식량원조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비정부기구(NGO)차원의 소규모지원과 카길사의 물물교환을 통한 곡물수출 이외에는 얻어내지 못했다. 설명회는 형식적 수준으로 낮추고 北―美(북―미)준고위급회담에 비중을 두려던 북한의 의도도 달성되지 못했다. 북한은 △준고위급회담은 북한외교부 金桂寬(김계관)부부장과 미국 국무부 찰스 카트먼 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워싱턴에서 △설명회는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뉴욕에서 열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가지 모두 宋永植(송영식)외무부1차관보 김계관 카트먼을 수석대표로 뉴욕에서 여는 것으로 낙착됐다. 또한 북한이 요구한 외교부 이근 북미과장의 워싱턴방문도 거절됐다. 이 때문에 외무부당국자들은 북한이 설명회를 일단 연기해놓고 이를 구실로 또다시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을 방문중인 미국 곡물회사 카길의 노웰 코기아 아시아담당 사장일행과의 협상을 위한 압력용일지 모른다는 추론도 있다. 미국기업이 북한에 곡물을 수출했다가 대금을 받지 못했던 전례를 의식한 카길사가 북한은행의 보증 등을 요구, 협상이 난항을 겪자 북한측이 설명회 연기카드를 사용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밖에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楊亨燮(양형섭)의 방미를 실현시키기 위한 전략이거나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이전에 대한 한국의 강경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이 설명회를 단순히 연기한 것인지, 아니면 불발(不發)로 몰고 가려는 것인지도 아직 확실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당국자들도 일단 관망자세다. 북한이 요청한 대로 다음달 5일에 설명회가 열리기 위해서는 북―미추가접촉이 불가피해졌다. 북한의 의도는 추가접촉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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